남중수 KTF 사장이 KT그룹의 신임사장으로 내정되면서 통신업계에 불어올 구도 변화에 관심이 쏠렸다.
KT그룹의 주요 요직을 거치고 IMT2000사업본부와 우리나라 제2의 이동통신사인 KTF를 맡아 유무선을 모두 섭렵한 전략가 출신이 KT그룹의 신임 사령탑으로 내정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 사장은 오랫동안 SK텔레콤의 사외이사를 맡아 경쟁그룹으로 떠오른 SKT의 내부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다. 때문에 통신업계에서는 KT그룹과 SKT그룹의 진검승부가 IT흐름과 맞물려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무선 통합시장 각축전 더욱 치열해질 듯=남 사장을 중심으로 한 KT는 우선 유·무선 통합에서 SKT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KTF사장 출신의 ‘힘 있는’ 남 사장이 KT그룹의 수장이 되면서 KTF 장악력이 높아짐에 따라 유무선서비스 공세가 파상적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KTF의 WCDMA(HSDPA)와 KT의 와이브로 사업을 전략적 배치를 통한 유무선 전략화해 적절하게 구사만 한다면 무선 중심의 SKT를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T의 한 임원이 “이미 예상되기는 했지만, 남 사장이 KT그룹 사령탑을 맡게 돼 솔직히 부담스런게 사실”이라고 토로할 정도다. 업계 일각에서는 SKT가 대응 차원에서 그동안 보류했던 유선 전략에 대해 다시 밑그림을 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이같은 유·무선 통합 전략의 충돌은 또 KT·SKT를 중심으로 4G 통신을 향한 연구개발(R&D)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초고속인터넷 강자 시험무대 오를 듯=우선, KT의 지배적사업자 지정여부와 함께 파워콤의 진입으로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초고속인터넷이 기간통신 역무로 편입된 데다 KT를 지배적사업로 지정할 경우 각종 의무 규정이 따를 것이 확실시돼 KT의 시장 확보를 위한 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를 계기로 하나로·SO들은 물론 파워콤의 파상적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새 사령탑은 고품질 전략을 구사하면서 IPTV 등을 조기에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TPS 선점 경쟁 가속화=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격화는 TPS 서비스 선점 경쟁이 조기에 달아오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략가인 남 사장의 컬러상 예상되는 하나로텔레콤·SO들의 결합서비스인 TPS 전략 구사에 대한 KT의 대응전략이 구체화되면 유무선 결합 및 융합(컨버전스) 시장 쟁탈전이 조기에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VoIP 또한 공세적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후발통신사업자는 물론 이미 TPS를 통해 통신사업자의 영역으로 깊숙히 들어온 SO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SO와 제휴 또한 선택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미래 성장동력 구체화=중장기 먹거리인 ‘미래비전 2010’의 세부 실행계획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끊이질 않고 있는 대형 콘텐츠·포털기업 인수에 대한 KT의 최종적 입장이 새 수장을 통해 이른 시일내 정리되는 한편, ‘메가패스(KT)’‘파란(KTH)’‘매직엔(KTF)’을 위시한 그룹 콘텐츠 비즈니스 통합 작업에 대한 밑그림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주춤했던 광대역통합망(BcN) 보급을 위해 100Mbps급 FTTH와 VDSL에 대한 추가 투자도 잇따를 것이라는 기대다. KT의 가장 큰 장점이자 자산인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고도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만 IPTV, TV포털 등 통신·방송 융합형 비즈니스에 대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