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BcN 장비 공급 `국산 독무대`

 국내 기업들이 KT 광대역통합망(BcN) 핵심장비인 각종 게이트웨이 공급권을 모두 챙겼다. 최근 몇년 간 이뤄진 네트워크 장비 입찰에서 국내 업체가 핵심 장비 공급권을 모두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 KT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뉴그리드테크놀로지가 시스코, 화웨이 등 세계적인 장비업체로 제치고 트렁크게이트웨이(TG)와 시그널링게이트웨이(SG) 공급업체로 각각 선정됐다. 이들 회사는 다음주 중 KT와 납품계약을 맺고, 오는 8월부터 장비를 공급하게 된다.

이번 공급업체 선정은 노텔과 합작사 설립을 앞두고 통신 부문 재건을 노리고 있는 LG전자와 전직원이 40명에 불과한 국내 벤처기업 뉴그리드테크놀로지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이번 공급권 획득으로 LG전자와 뉴그리드는 KT의 BcN 시범사업에 SG와 TG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향후 본사업 추진시에도 시험평가(BMT) 면제 등의 혜택을 보장받는 등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향후 3년간 KT의 SG 및 TG 수요만 최소 100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공급업체 선정을 위해 지난 1월부터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당시 TG 부문에 삼성전자, 루슨트, 알카텔, 지멘스, 화웨이, 시스코, ECI 등 국내외 15개 업체가 경합을 벌였고, SG 부문엔 루슨트, 지멘스, 시스코, 화웨이, 로커스 등 12개 업체가 참여했다.

BcN용 TG, SG 장비 공급업체 선정작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KT가 추진중인 BcN 구축사업은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TG는 기존 유무선 전화망과 패킷망 사이에 놓여 다양한 미디어 변환 및 제어 기능을 수행하며, SG는 SS7 메시징 중계기능을 제공하는 장비로 소프트스위치 등과 함께 BcN의 주요 장비로 손꼽힌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 통신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KT의 위상을 감안해 장비업체들에게는 차세대 장비에 대한 최고 레퍼런스 확보라는 점에서 집중 조명을 받아왔다.

장비 업체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기업들이 참여한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 입찰에서 국내 기업들이 당당히 프로젝트를 수주,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총 투자금액이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KT BcN 관련 사업은 물론 해외 시장 진출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정훈·홍기범기자@전자신문, jhchoi·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