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무선 통신망 개방 `물결`

세계 주요 유무선 통신사업자들이 잇따라 통신망을 개방했다. 네트워크 구축 경쟁에 치우쳤던 통신시장 구도가 덩달아 서비스와 콘텐츠 경쟁 중심으로 바뀔 전망이다.

통신사업자들은 규제 당국과 경쟁사로부터 망 개방 요구가 커진데다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증대하자 독점적인 네트워크를 더 이상 폐쇄적으로 운영하기 힘들어졌다.

영국 기간 통신사업자인 BT그룹은 규제 당국으로부터 받는 기업 분할 압박을 회피하기 위해 유선망을 개방키로 하고 도매 부문을 분사하겠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일본 이동통신사업자인 NTT도코모는 신규 사업자에게 지방 일부 통신망을 2년간 한시적으로 개방키로 최근 결정했다. 12년만에 처음 신규 사업자 선정 작업에 들어간 총무성으로부터 신규사업자에게도 동등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라는 요구에 대응한 조치다.

규제 당국에 다소 떠밀린 듯한 BT,NTT와 달리 미국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와 버라이즌은 자발적으로 무선인터넷망 개방을 추진중이다. 두 사업자는 자사 무선인터넷포털이나 플랫폼에 기반하지 않은 모바일콘텐츠를 가입자가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스프린트는 소니BMG,워너뮤직 등 콘텐츠제공업체와 시스템을 시험중이며, 버라이즌은 연내 개방을 목표로 퀄컴과 함께 ‘브루’ 플랫폼 개선에 들어갔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두 회사는 폐쇄적인 망 운영으로는 폭발적으로 커진 모바일콘텐츠 수요를 잡기 어려우며 이미 망을 개방한 싱귤러와이어리스,넥스텔,T모바일 등과 경쟁에도 뒤질 수 있다고 보고 이처럼 태도를 바꿨다.

모바일거래관리시스템업체인 Q패스에 따르면 싱귤러,넥스텔 등이 개방적으로(오프 포털) 판매한 모바일콘텐츠 매출은 지난해 410%나 성장했으며, 지난 6개월간 매출 증가율은 1000%를 넘었다.

유럽에선 ‘오프 포털’ 방식의 모바일콘텐츠 매출이 일반적이나(전체 매출의 80%) 미국은 10%를 밑도는 등 아직 사업자 중심이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