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인터넷전화(VoIP) 단말기 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다.
그동안 시스코, 어바이어, 노텔 등 외산 기업들이 주도해 오던 시장에 국내 벤처기업들을 필두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상황. 인터넷전화(VoIP) 시장 성장이 기대되면서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고 범용 장비라는 점에서 밑져도 본전은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외국 기업들과 한판 승부 예고=그동안 VoIP 단말 시장은 어바이어를 필두로 노텔, 시스코 등의 업체들이 주류를 형성해 왔다. 이들 업체 외에는 VoIP 전화기를 갖춘 기업이 거의 없었으나 지난해부터 씨앤에스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욱성전자 등이 KT를 대상으로 서서히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애드팍테크놀로지, 정민전자, 유비스타, 넷코덱 등 10여 개 업체가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삼성전자 등 대기업도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 시장 주도권 확보에 한창이다.
이들 업체의 경쟁력은 외산 제품에 사용자가 원하는 다양한 요구 사항을 갖췄는 데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영상·무선 등 고급화 물결=국내 기업들이 내놓는 제품은 영상은 기본이고 무선까지 가능한, 다양한 제품이다. 그동안의 기술력을 집약한 고급화가 국산 제품들의 강점이다.
‘비쥬폰’ 브랜드로 지난해부터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씨앤에스는 조만간 20만원대 보급형 영상전화기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은 이미 일본, 중국, 네덜란드, 유럽 등을 대상으로 수출이 활발하다.
최근에는 애드팍테크놀로지와 정민전자가 ‘명품’을 지향하는 고품질 영상 인터넷전화기를 출시했다. 영상회의, VOD, 원격 감시 등은 기본이고 방송 동보 기능 및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갖춘 제품들이다. OSD, LCD 터치스크린, 리모컨 등에 7인치 대화면 모니터를 채택했다. 고화질 영상을 기본으로 SIP, H.263, MPEG4 코덱을 지원하며 VGA 크기로 초당 30프레임의 자연스러운 영상을 제공하는 획기적인 제품들이다.
이 외에도 유비스타, 넷코텍 등은 휴대형 무선 인터넷전화기를 개발, 관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내 기업시장 주도 움직임=지금까지 국내 기업시장은 IP PBX 시스템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단말기까지 일괄 공급하는 형태로 형성돼 왔다.
씨앤에스나 애드팍 등이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먼저 제품을 선보이고, 수출을 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앞으로 추세는 많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인터넷전화가 보편화되면서 단말 선택권이 실제 사용자에게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다량 구매가 기본인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생산 원가를 고려, 대부분 국내 업체 단말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KT는 씨앤에스나 욱성전자 단말기를 시험용이나 상용화용으로 선정한 바 있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국내 시장의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국적 기업보다는 중소 규모 국내 업체들이 유리한 점이 있다.
KT와 컨버전스 단말 개발 협력관계에 있는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의 본격 진출 시점도 시장 역학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