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하이테크 산업의 역동성을 이끄는 분야 중 하나는 PC산업이다. 최근 인도에선 저가형 PC 개발 사업이 붐을 이루고 있다.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회사는 노바티엄으로 이 회사는 3개월내로 70∼75달러대의 홈PC를 내놓겠다고 선언해 주목을 끌고 있다. 중고 모니터를 사용한다는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이 회사가 제시한 가격은 최근 인도에서 팔리기 시작한 신클라이언트의 절반에 불과하다. 노바티엄 설립자인 라제시 자인은 “모니터는 7∼8년 정도의 내구성을 갖고 있다”며 “100∼120달러대에서 PC를 보급하기 위해선 중고모니터를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인과 같은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늘면서 100달러대 PC는 기술혁신을 통해 경제 성장을 추구하려는 이 나라에서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심지어 미국 업체인 AMD도 모니터가 포함된 235달러 짜리 ‘퍼스널 인터넷 커뮤니케이터’를 브로드밴드 협력사를 통해 인도에서 판매하고 나섰다. 타타 역시 워드 프로세서나 요금지불과 같은 한정된 기능만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격을 크게 낮춘 ‘도메인 컴퓨터’를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심퓨터(인도의 저가 이동형 PC)와 달리 기능을 줄이지 않고 저가의 PC를 생산하는 일이 쉬운 게 아니다. 많은 기업들은 컴퓨터 일부 부품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100달러짜리 PC 성공의 키는 부품의 조합에 달려있다.
비록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부품가격을 인하하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200달러 이하로 모든 기능을 갖춘 PC를 제조하는 게 비현실적이라고 믿고 있다.
인도 최대의 PC제조업체중 하나인 제니스 컴퓨터의 락샤마난 수석 부사장은 “핵심부품인 모니터와 HDD의 가격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이들 부품이 인도 저가PC 산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열악한 상황하에도 일부 회사들은 목표 가격을 실현하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제니티스는 대만의 프로세서 업체인 비아의 중고 1㎓ CPU, 128MB의 메모리, 40GB HDD에 리눅스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250달러의 저가 모델을 선보였다. 저가 칩업체인 비아 역시 올 가을 자회사인 테라PC와 공동으로 경쟁사인 제니티스 제품과 동급의 PC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가격 부담이 큰 HDD는 제거하는 대신 OS와 기본 SW를 플래시 메모리 칩에서 구동시키는 방식을 사용할 계획이다.
인텔은 좀더 사회적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인텔은 인도 남부의 케라라주에서 인터넷 카페의 일종인 ‘악샤야 센터’를 설립하고 각각의 가정내 대표자에게 PC 교육을 시키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낙후된 경제 상황으로 기업들이 쏟아내고 있는 아이디어들이 기발하다 못해 측은하기까지 보이지만 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만큼은 확고하다.
노바티엄의 자인 사장은 “신흥시장이 저가, 하급품만을 원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CPU대신 음악과 비디오 파일을 처리하고 인터넷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DSP칩 개발을 통해 정보화 혁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사진; AMD가 인도와 러시아, 브라질 등 저가 PC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퍼스널 인터넷 커뮤니케이터(PIC). 가격이 235달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