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휴대폰에 집중적으로 사용됐던 자바기술이 셋톱박스, 차세대 DVD, 복사기, 전력선통신(PLC) 제어 등의 영역으로 널리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마쓰시타, 리코 등은 선이 제공하는 자바 애플리케이션 개발 환경 중 하나인 ‘JME(Java Micro Edition)’를 이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셋톱박스, 블루레이 리코더, 복사기 등에 접목했다.
이에 따라 자바 진영의 세력이 점점 확대됨과 동시에 원천 기술을 보유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업계 영향력도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회장은 “오늘날 자바 기술은 7억 8백만개의 휴대폰과 십억개의 자바 카드, 7억대의 PC에 탑재됐으며 블루레이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디바이스 등 거의 모든 인프라스트럭처에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자바원 2005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자바 소프트웨어를 내장한 ACAP 방식 지상파 HD 셋톱박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파나소닉은 차세대 DVD 방식인 블루레이 리코더에 자바 기술을 탑재했다. 이를 이용하면 콘텐츠 업체로부터 영화 등을 다운로드해 재생 및 녹화도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메뉴 지원은 물론 게임과 인터랙티브한 기능도 활용가능하다.
복사기 업체 일본 리코도 자바 기능이 구현된 복사기를 내놨다. 이 복사기는 PC 및 서버와 연결, 상단에 장착된 소형 LCD 패널을 이용해 문서 파일이나 PDF 등을 불러들여 그대로 출력할 수 있다. 또 하드카피를 스캔해 PC로 저장도 가능하다. 복사기에서 게임도 할 수 있다. 리코는 연말까지 자사의 모든 복사기를 자바 기반으로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
가전기기의 전원 제어 등에 활용되는 전력선통신(PLC)에도 자바 활용이 가능하다. PLC 기기에 자바를 접목하면 집집마다 다르게 애플리케이션을 활용, 독자적인 서비스 및 인터페이스를 구현할 수 있다.
이처럼 자바 기술이 확대되는 이유는 ‘자바’라는 언어가 타 언어에 비해 강력한 네트워크 및 보안기능을 지원하는 데다 배우기가 상대적으로 쉬워 개발자들로부터 환영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리케이션을 한번 개발하면 자바 버추얼머신을 지원하는 모든 기기에서 구동이 가능해 별도의 코딩 작업이 필요없다는 점도 커다란 장점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매년 자바 개발자가 늘어나 전세계 1700만여명의 개발자 가운데 450만명이 자바 언어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미국)=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사진; 삼성전자가 자바 기반 지상파 셋톱박스를 TV에 연결해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