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업계 구조조정, 대외 칩 로열티 협상, 독자 기술의 완성도 등등.
중국 정부와 업계에 던져진 ‘3세대(G) 이동통신 향방’이라는, 풀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의 주요 변수들이다. 중국 정부가 적극 추진 의지를 거듭 천명함에도 불구, 업계 안팎은 내년 이후 연기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일각엔 중국 독자 규격 ‘TD-SCDMA’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나와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 3G 투자가 향후 2∼3년간 100억∼120억 달러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막대하지만 1년전 예측에 비해 최대 4분의 1까지 줄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지멘스 관계자의 말을 인용 “‘골드러시’ 기대를 접었다”고 지난주 보도했다.
도입 일정의 최대 변수는 ‘TD-SCDMA’의 완성도이지만 다른 변수들도 이면에서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휴대폰 업계는 사실상 무더기 퇴출 위기에 놓였다. 이를 타개하려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중국 정부는 3G를 휴대폰 업체 세대교체를 카드로 꺼내들었다. 시궈화 중국 신식산업부 부부장이 지난 4월 한 포럼에 참석해 “휴대폰 업체 재구성은 3G 허가 문제의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OKWAP와 같은 신규 진입 업체는 물론 기존 휴대폰업체들도 신시장 창출을 위해 3G시장을 빨리 열어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국내외 장비업체들도 가세했다. 지멘스,에릭슨, 알카텔, 노텔 등 글로벌장비업체들은 중국 장비업체와의 제휴 강화는 물론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천명해 중국 정부를 압박했다.<표 참조>
통신사업자의 의지는 반반이다. 현 상태로도 짭짤한 수익을 거두는 기존 이동전화사업자들은 막대한 신규 투자를 수반할 3G가 달갑지 않다. 그러나 호시탐탐 무선 시장 진입을 노리는 유선사업자들은 3G를 승부처로 삼았다.
중국 정부는 3G 만큼은 칩 특허 로열티 멍에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래서 독자 규격도 만들었다.
그런데, TD-SCDMA 특허의 고작 7%(다탕그룹)만을 보유했다. 노키아(32%),에릭슨(23%),지멘스(11%) 등 결국 특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도 CDMA 특허권자 퀄컴과 같은 독점보다는 낫다는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 TD-SCDMA가 CDMA에 기반한 것이라는 퀄컴 주장과 달리 독자규격이라고 고집했다.
인민일보는 시궈화 부부장이 노키아 등 다국적 기업들에게 더욱 저렴하고 합리적인 로열티 산정을 요청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다국적기업들이 고집을 피우고, 퀄컴이 전향적으로 나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독자 규격이 특허 협상용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TD-SCDMA 상용 기술이 문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벌써 6월까지 상용화했어야 한다. 아직도 시험중이며 결과도 신통찮다. 9월께엔 상용 가능성 여부가 판가름난다.
신식산업부는 기술만 성숙한다면 사업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성숙도 자체를 여전히 의심했다.
신화수기자@전자신문, hs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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