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와 도 지역의 디지털TV(DTV) 전환이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마지막 남은 시·군·구 방송국의 DTV 전환물량을 잡기 위해 방송장비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 개 채널의 DTV 전환에 2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까지 적어도 6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거대 시장이다. KBS는 도권까지, MBC는 시·군·구 지역까지 올해 안에 DTV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KBS는 올해 구축하기로 한 6개 총국의 장비를 이미 발주했으며, MBC 계열사 8곳도 이달 중 장비 발주에 나설 예정이다.
◇대박을 꿈꾸는 장비업체들=송신기와 마이크로웨이브 장비의 발주가 대부분 완료된 가운데 현재 가장 경쟁이 치열한 장비는 인코더 부분이다. 선발주자인 ‘티어난’ 장비가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텐드버그’ 장비가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구매를 결정한 KBS 6개 방송사는 티어난 장비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충주MBC는 텐드버그 장비를 선택했다.
텐드버그 장비를 국내에 보급하고 있는 김종범 산암텍 이사는 “각 장비가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선택될 것”이라며 “텐드버그 인코더는 데이터방송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때도 외장형 먹스가 따로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림모니터는 디티브이인터랙티브의 장비가, 마이크로웨이브는 MRC의 장비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비 도입 결정은 어떻게=DTV 전환에 관한 사항은 KBS는 서울 본사가 직접 결정하는 반면 MBC는 각 지역방송국이 결정한다. 도입장비도 본사가 일괄적으로 정하는 KBS와 달리 MBC는 각 지역방송국이 뭉쳐 공동구매 형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송신기와 마이크로웨이브 장비 발주를 마치고, 지난주 인코더 등 3차 최종 장비에 대한 기술설명회를 본사 및 계열사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었다. MBC 각 지방 계열사들이 공동구매 형식으로 장비를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공동구매 채택 여부에 따라 장비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이재명 MBC 기술기획부 차장은 “기술적인 측면과 향후 서비스 등을 고려해 본사에서 가격 및 기술을 통합 검토한다”며 “지난주 관련 계열사와 본사 의견을 최종 논의했으며, 최종 결정은 각 계열사가 시장환경과 기존 장비와의 호환성 등을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일정=정보통신부가 정한 DTV 전환일정에 따르면 시·군 지역의 방송 개시 시한은 올해 12월 말까지다. 장비 발주부터 최종 시스템 구축까지 걸리는 기간이 통상 3∼5개월임을 감안하면 이달 말, 늦어도 8월 초에는 발주가 끝나야 한다.
현재 KBS와 MBC는 11월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한 달 정도의 시험방송 기간을 가진 후 연말쯤 본방송을 개시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KBS는 애초 연내 전 방송국의 DTV 전환 완료라는 정통부의 계획은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전환하지 않은 곳 중 목포·원주·전주·청주·춘천·포항 등 6곳은 연내 전환하기로 했지만, 나머지 지역은 내년에 전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방송장비업체, 600억 규모 시·군·구 방송국 수요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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