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코리아가 길현창 사장 체제를 전격 출범시키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모토로라코리아는 5일 길현창 모바일사업본부장(48세)을 모바일 사업부 책임자 겸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전격 선임했다. 길 사장은 지난 84년 모토로라코리아 반도체사업부에 입사, 20 여년 동안 모토로라에서 재무·회계 등의 업무를 담당해 왔으며 지난 6월 초 모토로라코리아 모바일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해 국내 휴대폰 사업 부문을 총괄해왔다.
◇사장 교체 배경=전문가들은 모토로라가 40대의 길현창 본부장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한 것은 공격경영을 통해 한국 휴대폰 시장에서 옛명성을 되찾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한다.
길 사장은 모토로라코리아에서 가장 사업비중이 큰 모바일사업본부장을 맡고 있어 휴대폰 사업에서 ‘책임경영’이 한 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CDMA사업 등 휴대폰 사업은 길현창 사장이 책임지고, 박재하 부회장은 대정부 업무 등 경영자문을 하는 역할분담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는 의지다. 박재하 사장은 젊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 주기 위해 스스로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는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사업 새 전기 맞을까=길 사장이 모토로라코리아의 새로운 선장으로 취임하면서 그 동안 한국 휴대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모토로라가 휴대폰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길 사장은 이와 관련 “휴대폰 사업 전망은 앞으로 어둡다 또는 밝다고 단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시장점유율만으로 휴대폰 사업의 승패를 판가름할 수 없으며, 앞으로 상당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정보통신 기업과 모토로라의 기술협력도 한 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길 사장은 “비밀유지 계약으로 인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한국의 휴대폰 기업들과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와 모토로라간의 무선 통신기기 제조에 관한 크로스 라이센스 체결에 이어 새로운 협력방안이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길 사장은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글로벌 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네트워크사업부 무선통신솔루션사업부 등 4개 부서 팀원들과 단결해 모토로라의 비전인 ‘끊김 없는 이동성’을 구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길 사장은 “모토로라는 대표적인 외국계 기업이지만, 모토로라코리아는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한국기업”이라고 전제한 뒤 “수출 등 보이지 않는 분야에서 모토로라는 한국 IT산업을 포함한 경제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토로라는 올해 10% 이상 생산성 증대, 초히트 제품 개발 및 어필텔레콤과의 합병을 바탕으로 글로벌 CDMA 제품 개발의 핵심기지로의 정착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