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T경기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DVD플레이어가 재차 인기몰이에 나섰다. 이번에는 걸어다니면서도 볼 수 있는 작고 성능 좋은 휴대형 제품들이다.
일본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볼 수 있는 휴대형 DVD 플레이어 구입에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값싼 중국제가 속속 유입되면서 대당 가격이 3만엔 이하로 떨어진데다 고성능 제품도 잇따라 출시돼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평판(LCD·PDP)TV·디지털카메라와 더불어 ‘3대 신기(神器)’로 불리던 DVD플레이어가 휴대형 제품을 통해 또 한번 일 디지털 경기의 주역으로 등장할 지 주목된다.
◇포터블(휴대형) DVD플레이어가 뜬다=휴대형 DVD플레이어는 지난 2002년 첫 선을 보였다. 당시 가격이 10만엔 전후로 가정용 DVD에 맞먹었다. 당연히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2003년 중국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블도트’라는 전문업체가 다양한 기능이 들어간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현재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7인치 LCD 모델은 지난해 봄 4만엔 전후에서 3만엔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가격이 인하되자 상황은 호전됐다. 일본내 출하대수가 지난해 21만대로 2003년 대비 무려 15만대나 급증한 것이다. 마쓰시타전기산업은 “휴대형 DVD플레이어 보급이 확산일로에 있다”며 “출하량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기 비결은=‘DVD리코더의 보급’과 ‘PC의 TV녹화기능 강화’가 휴대형 DVD플레이어의 수요를 부추겼다. 빅카메라 신주쿠점에서는 “이미 만든 TV프로그램이나 영화 소프트웨어(SW)를 출장 가서 보거나 이동 중일때 보겠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시바의 ‘SD-P1600’은 무게가 700g에 불과하지만 가격은 3만1000엔이다. 이 제품은 지난 6월에만 전달의 2배 이상 팔려 나갔다. 블도트가 만든 2만8000엔 짜리 제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구매층의 다변화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이전에는 30대·디지털기기에 관심있는 남성이 주요 구매층이었지만 지금은 10대에서 20대 젊은 층과 주부들이 작은 크기의 간편함에 매료됐다.
마쓰시타전기의 ‘DVD-LX95’는 가격이 7만9000엔으로 비싼 편이지만 일반 가정에서 가장 선호하는 DVD로 자리잡았다. 9인치 LCD를 탑재 보기에 편하고 전지의 재생시간이 6시간에 달한다.
아이를 둔 각 가정에선 “이 정도라면 장시간 차를 타더라도 아이들이 무료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다퉈 구입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산요전기의 ‘DVD-HP70T’는 가격이 3만9000엔이지만 TV 튜너가 포함돼 평소에는 TV로서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4만대 이상이 팔렸다.
◇전망=가정 내 DVD 플레이어가 TV 처럼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며 대부분 구입을 마쳤다.따라서 당분간은 휴대형 DVD플레이어로 매기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년 초로 예상되는 일본산 2만엔대 제품 출시가 대체 수요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인 MM총연은 “당분간 저가이면서도 성능면에서 기존 DVD플레이어에 뒤지지 않는 휴대형 제품들이 차세대 DVD 제품 출시 전까지 DVD플레이어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日 휴대형 DVD플레이어 출하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