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방 융합`우리가 해낸다](1)프롤로그

 ‘통신·방송’은 융합된다. 명제다. 정확히는 `사람`이 통신 방송을 융합한다. 통신·방송 융합이 무엇인지 말할 경영자나 기술책임자는 아직 없다. 통방 융합은 규제이슈를 비롯해 기술 충돌, 시장 융합, 신규 비즈니스 부상 등 수 많은 독립변수를 품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그 변수들은 서로 평행선을 달리며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할 뿐이다. 하지만 사람이 그 안에 있다. 자신이 몸담은 조직의 미래를 위해 통방융합을 이끄는 사람이 있다. 그들의 고민 속에 통·방 융합의 해법이 있다. 이번 시리즈에선 통·방전쟁 선봉에 선 인물들의 고민을 담는다. 이들은 CEO나, CTO, 평범한 연구원 일수도 있다. 분명한 건 오늘 이들의 고민은 1년후 통·방 산업 전체의 갈 길이 될 것이다.

 

바야흐로 ‘융합(컨버전스)’시대다.

정보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통신과 방송은 물론 금융·가전까지 결합하는 이른바 융합시대가 도래했다. KT·SK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는 물론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업체까지 가세, 융합시대를 맞는 손길이 바빠졌다. 정통부와 방송위·문화부·산자부 등 부처간 움직임도 눈에 띄게 빨라졌다. 통·방 융합은 규제정책을 비롯해 업체간 주도권 다툼, 기술간 충돌, 시장간 결합, 신규 비즈니스모델 부상 등 수많은 이슈를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이슈들은 상호 평행선을 달리며 끊임없이 문제를 생산해 냈을 뿐이다. 정부도 그렇고 업계도, 학계도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융합시대의 도래에 발맞춰 새롭게 경영의 화두로 떠오른 ‘블루오션’을 통신·방송 융합 분야에서 발굴, 새 전기를 맞을 준비에 부풀어 있다.

정부와 업계는 새 융합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전략적 사고를 갖춘 인재들을 대거 전진배치했다. 정통부와 방송위·문화부 등은 말할 것도 없고, KT·SK텔레콤·삼성전자·LG전자 등도 떠오르는 인물군을 배치했다. 핵심 이슈로 부상한 융합 관련 정책과 시장 주도권을 의식한 전략적인 행보를 염두에 뒀음은 물론이다.

우선, 눈에 보이는 통·방융합 이슈는 크게 IPTV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꼽을 수 있다. IPTV는 통신과 방송이 하나로 묶이는 서비스다. 오랜기간 통신의 대명사로 사랑을 받아온 인터넷(IP : 인터넷프로토콜)이 방송을 품에 안는 격이다. 융합의 이면에는 그러나 기술 및 시장의 엄청난 변혁이 숨겨져 있다. IPTV는 향후 우리가 예측하지 못할 정도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갖는다. 인터넷이 ‘포털’ ‘옥션’ ‘검색엔진’ ‘온라인게임’ 등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 킬러를 숨겨뒀던 것과 마찬가지다.

DMB는 휴대형 이동방송이다. 휴대형 이동방송이 주목받는 이유는 신규 시장이기 때문이다. IPTV가 초기 치열한 경쟁을 각오해야 하는데 비해 휴대형 이동방송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접해보지 못한 새 서비스다. 방송·통신사업자에게 모두 미지의 영역인 셈이다. TV라서 방송사업자가 유리하기는 하다. 하지만 시장 접근 방식은 통신사업자의 모습에 가깝다.

논쟁은 IPTV와 DMB에서 벌어지지만 이면엔 각 사업자들의 고유한 입지와 특성이 있다. KT·하나로텔레콤 등 유선망사업자에서,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업자, KBS·MBC 등 지상파방송국, 태광산업계열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씨앤앰커뮤니케이션, CJ케이블넷 등 MSO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색깔을 지녔다. 스카이라이프·티유미디어 등 위성방송사업자는 또 다르다.

장비업체들도 주요 변수다. 예컨대 DMB란 서비스를 휴대폰 입장에서 보자면, 지난 100년간 세계를 지배해온 킬러콘텐츠인 방송을 흡수하는 도구다. 장비업체의 전략이 서비스업체를 뒤흔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전화+초고속인터넷+방송)전쟁은 TPS단말기 성능 전쟁의 또다른 이름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바로 사람이 주도한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