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란 조직을 이해하면서 우직한 충성심을 갖춘 원년 멤버 임원’
KT 차세대미디어기획팀장 심주교 상무(46)는 다소 어눌하게 말을 한다. 달변은 아니다. 그의 말은 그러나 사람을 끈다. KT 저력을 꼽을때 82년 한국전기통신공사(KT 전신)때부터 줄곧 조직만을 위해 뛰었고 지금도 요소요소 박힌 원년멤버를 빼놓지 않는다. 심 상무는 80년 기술고시로 당시 체신부에 들어가 82년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옮겨 반평생을 KT와 함께 했다. KT 최대 전략지 IPTV를 이끄는 인물답게 ‘오리지널KT맨’이다.
‘통방융합이 무엇이냐’란 질문에 그는 “욕구 충족”이라고 답한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만족시켜주는 게 통방융합”이란 설명이다. KT의 IPTV 전략은 고객을 위한 것이란 주장인 셈. 이면에는 기존 고객 ‘로크 인(lock-in)’이 있다. KT는 통신 1등 사업자다. 고객이 KT에 머물러 있는한 1등엔 변함없다. 통방융합이란 변수가 튀는 상황은 불안하다. KT는 IPTV를 ‘고객 만족 킬러’로 키운다. 고객은 KT의 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방송을 즐긴다. 그들은 KT에 ‘로크 인’된다.
심 상무는 네트워크 운용·기획과 기술평가를 맡아온 인물이다. 그는“네트워크 진화의 다음은 광대역과 컨버전스, IPTV”라고 자신했다.
KT 미디어 전략의 허와 실은 여기 있다.
IPTV는 네트워크 발전선상에 있다. IP망이 발전, 방송을 끌어안는 단계다. KT는 자연스럽게 방송을 안으려한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그만큼 내부 축적된 역량으로 IPTV를 장악할 수 있다는 의미다. KT가 심 상무를 IPTV 선봉으로 내세운 이유도 여기 있을터다.
KT는 같은 배경으로 ‘허’하다. 기술 트렌드로 IPTV를 보는 KT엔 ‘의도적으로 지향점을 갖춘’ 미디어 전략이 없다. KT는 초고속인터넷 1위 사업자이자 스카이라이프 1대 주주다. ‘핌’을 서비스하는 KTF가 있다. IPTV와 콘텐츠 사업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이런 멀티플랫폼과 콘텐츠를 담은 ‘큰그림’이 없다. 풀어야할 과제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심 상무는 “내 역할은 IPTV 기획 및 사업 출시”라고 설명했다. KT 미디어전략 한 귀를 만드는 게 그의 임무. 그는“우리는 놀이터를 만든다”고 말했다. KT가 IPTV란 통방플랫폼을 만들면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놀이터에서 새 시도를 했으면 좋겠다는 심 상무.
KT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충신을 원한다. 심 상무는 지금 최전선에 서 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