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동통신시장이 12년 만에 본격 가격 경쟁 체제로 전환한다.
지난 주 소프트뱅크그룹과 비대칭디지털가입자선(ADSL) 최대업체인 이엑세스가 시장 진출을 전제로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NTT도코모·KDDI·보다폰 등 3사 체제의 독점 구도는 사실상 깨질 것으로 보인다.
라이브도어, PHS업체인 윌컴 등도 총무성이 신규로 배정하는 2㎓ 대역 주파수 획득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일 이통시장은 다자간 가격 경쟁이 불가피한 ‘춘추전국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신규 진출 최대 3사까지 가능=일 총무성은 전파의 유효 이용을 목적으로 주파수 재편을 추진 중이다. 빈 주파수대를 휴대폰에 배분할 계획이다. 앞으로 2개의 주파수대가 신규 개방돼 1.7㎓는 최대 2개사로, 2㎓대는 1개사의 신규 사업자 진출을 각각 인정할 방침이다. 올 연말에 면허 할당업체가 정식 결정되지만 사실상 소프트뱅크·이엑세스 등 2사는 확실시된다.
면허를 받은 사업자는 2년 이내 서비스를 개시해야 하지만 내년 10월에 휴대폰업체를 바꿔도 같은 전화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번호이동성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이 시기에 맞춰 서비스를 개시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소프트뱅크BB는 지난 주 열린 일 무선사업자회의 ‘와이어리스재팬’에서 2006년 말부터 도쿄 JR 야마노테선 등 지역을 한정해 데이터 정보서비스를 개시, 이후 빠른 시일내로 음성통화서비스에도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저가 경쟁 치열 할 듯=일 이통시장은 가입자가 8807만명(6월말 현재)으로 기존 사업자 간의 요금 및 서비스 경쟁이 그다지 치열하지 않았다. 그 결과 올 3월 결산(2004 회계연도)에서는 영업이익이 최대업체인 도코모가 7841억엔에 달했고 부진하다던 보다폰도 1580억엔을 기록했다.
그러나 앞으로 신규 진출이 실현되면 이통시장도 격변할 것이 분명하다. 1.7㎓대 진출이 확실시되는 소프트뱅크BB와 이엑세스는 벌써부터 업계 최저 요금으로 서비스한다는 각오다.
이엑세스의 다네노 하루오 사장은 “기존 사업자들의 반액 정도로 책정할 것이며 계약자 간 음성통화는 정액제로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도 “일본의 이통서비스는 너무 비싸다”며 최저 가격대 제시를 공언한 상태다.
한편 2㎓대는 데이터통신에 적절한 ‘TDD 방식’ 사업자에만 할당하게 된다. 현재 이 주파수대 진출을 밝힌 업체는 통신벤처업체인 아이피모바일이 유일하지만 PHS 최대업체인 윌컴이 차세대 PHS를, 교세라가 독자 방식을 할당 주파수대로 지정해달라고 총무성에 요구하고 있다.
◇신규 사업자 과제=신규 사업자들은 기지국 건설을 시작으로 적어도 수백억엔이나 들어가는 거액의 설비 투자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또 회수는 어떻게 해나갈 지가 최대 과제다. 실제 시장에서는 △기존 전화회선을 사용해 비교적 신규 진출이 용이했던 ADSL과는 달리 이통사업은 스스로 설비투자하고 단말기도 조달하지 않으면 않된다 △단기적인 요금 경쟁도 제한적일 지 모른다 같은 지적이 적지 않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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