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음악 등 디지털 콘텐츠간 호환성 결여가 새로운 소비자 불만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날로그 시대에는 결코 볼 수 없던 비호환성 문제가 소비자들의 큰 불만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의 핵심은 “왜 합법적으로 구매한 음악 등 디지털 콘텐츠를 다른 기기나 PC에 전송할 수 없는가”하는 문제로 요약된다. 일각에선 콘텐츠의 자유로운 활용을 위해선 불법적이지만 P2P를 이용하는게 훨씬 낫다는 지적도 있다.
◇호환성 인정해라=LA에서 웹 마스터로 활동 중인 모니카 파트리지는 아이팟 애용자지만 아이튠스 뮤직 스토어와 이를 운영하는 애플에 대해 심한 반감을 갖고 있다. 아이튠스로부터 유료로 내려받은 노래를 다른 음악기기에 옮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녀는 디지털 음악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주도적 위치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비 호환성 문제는 소비자들에게는 명백한 불만사항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비 호환성 문제는 애플이나 소니처럼 하드웨어와 콘텐츠를 모두 가진 업체들이 유리한 위치를 이용해 소비자들을 지배하려 하는 의도에서 생겼다.
시장조사업체인 NPD그룹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의 약 75%, 온라인 음악 10곡 중 7곡은 아이튠스 뮤직스토어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애플 측은 “기술에 대한 통제는 회사의 혁신에 좀 더 도움을 준다”며 이같은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장애는 해적행위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소니의 PSP. 게임은 물론, 영화와 디지털 음악 등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지만 이 기기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 DVD 없이 제공되는 이 게임기는 UMD라는 20달러짜리 새로운 포맷의 미디어를 제공, 소비자들을 번거롭게 한다. 영화는 반드시 MPEG4 포맷으로 변환되야 하며 영화를 다양한 기기로 옮기기 위해선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한다.
◇시장 확대에 부정적=일각에선 소비자들이 어디서나 들을 수 있고 편리하게 콘텐츠를 다루려고 한다면 최선의 소스는 불법적이지만 P2P라는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 유료로 다운로드받은 음악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면 무슨 잇점이 있느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시네마나우의 커트 마비스 CEO는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가정내 PC나 휴대형 기기에 콘텐츠를 옮기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발생할 해적행위에 너무 겁먹고 있다”고 말했다.
또 LA의 온라인 미디어 컨설턴트인 빅샴페인LLC의 에릭 가랜드 CEO는 “호환성 결여는 어떤 회사든 디지털 음악 판매가 한자릿수에 그치고 있는 중요한 이유”라며 “지나친 지배나 통제가 성장하고 있는 이 비즈니스의 다양한 전략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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