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의 성장이 극도로 둔화된 가운데 음성 및 데이터통신의 중심이 이동전화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광대역통합망(BcN)의 기초 인프라인 초고속인터넷의 성장은 통신사업자들이 아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이끌어내고 있어, 향후 통신과 방송 융합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정보통신부가 지난 1년간 주요 유무선 통신서비스 가입자 동향을 집계, 발표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유무선 동반 성장과 통신·방송 컨버전스 유도 등 새로운 흐름에 맞춘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내전화 마이너스(-), 이동전화 플러스(+)=지난 1년간 전체 통신시장의 가입자 규모는 작년 6월 말 기준 5956만명에서 올 6월 말 6102만명으로 2% 정도 늘었다. 그러나 이는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제 개방에 따른 특별 수혜(?)로 가입자 성장의 대부분은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가져갔다. 같은 기간 시내전화는 2284만명에서 2300만명으로 미세하게 늘었으나 점유율은 38.3%에서 37.7%로 줄어들었다. 반면 이동전화는 3624만명에서 3755만명으로 130만명이 순증했으며 점유율도 60.8%에서 61.5%로 0.7%포인트 늘어나 시장 증가분의 상당수를 흡수, 성장의 쏠림현상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무선호출(일명 삐삐)은 지속적으로 가입자가 감소해 전체 3만7000여명으로 줄었으나 무선데이터통신과 TRS가입자는 기업용 수요 덕분에 큰 변동이 없이 각각 30만명, 10만명대 초반을 유지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 주도권 바뀌어=부가통신 역무에서 기간통신 역무로 바뀐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1161만명이던 가입자가 1년 만에 1226만명으로 약 5% 늘었다.
시장의 성장세는 무서운 기세로 가입자를 확대하고 있는 SO들의 움직임 때문으로 나타났다.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가 75만명에 머물렀던 SO들은 디지털전환 등의 발빠른 움직임으로 올 6월 말에는 102만명으로 그 세력을 확대했다.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도 전체 6.5%에서 8.3%로 1.8%포인트나 성장했다.
반면 통신업체들은 시장지배적사업자인 KT를 제외하고는 두루넷과 최근 합병을 이뤄낸 하나로텔레콤, 온세통신, 드림라인에 이르기까지 대다수 사업자가 가입자수가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KT 역시 가입자수는 다소 증가했으나 시장점유율은 50.8%에서 50.3%로 줄어 주도권을 SO에 내 줬다.
◇새 플레이어, 새 정책에 주목=SO의 약진처럼 하반기에도 의미있는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6월부터 정부의 시내전화 가입자 집계에 데이콤이 포함됐다. 올해 시내전화 서비스를 개시한 데이콤의 가입자는 5월 2만2866명에서 6월에는 2만5753명으로 12.6%나 늘어났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파워콤과 데이콤의 양동작전도 큰 변화의 기류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년간 데이콤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19만6000명에서 26만명으로 순차적으로 증가해 왔으나, 파워콤이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9월부터는 매월 몇 만명의 수준으로 늘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SO의 약진과 함께 데이콤·파워콤 연합군의 진입 등을 고려해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IPTV를 통한 통신업체들의 방송진입 허용, SO들의 기간통신역무 편입 등 대칭적인 규제와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SO, 초고속인터넷시장서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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