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투명경영

 ◆투명경영·돈 탭스콧,데이비드 티콜지음·김병두,이준우옮김·김영사 펴냄

1982년 진통제 타이레놀을 복용한 8명의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존슨앤드존슨은 존폐의 기로에 내몰리게 된다. 존슨앤존슨은 즉각적으로 신속한 사과와 함께 제품 전량을 수거, 폐기시키는 조치를 취했고 결국 타이레놀에 청산가리를 투입한 범인이 잡힘으로써 명예를 회복했다. 이 사건으로 존슨앤드존스의 위기관리능력과 투명경영은 더욱 빛을 발했고 이는 지금까지도 윤리경영의 전형으로 회자되고 있다.

모든 것이 결국 공개된다면 경영전략과 기업문화는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이 책은 20여년 전부터 기술이 기업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던 필자들이 최근 기업경영에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투명성’을 심층 분석한 경영 분석서다. 투명성의 물결이 전세계에 불러 일으키고있는 변화의 양상과 기업의 대응을 심층 분석, ‘지속 가능한 사회’에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펼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들은 투명성이 이 시대의 화두가 된 가장 큰 원인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혁명으로 풀이한다. 이로 인해 소수의 시장 지배자들로부터 다수의 주주, 고객, 사원, 협력업체, NGO, 지역주민들 같은 이해 관계자들에게로 힘이 이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글로벌화되고 있는 기업 경영환경도 투명경영의 한 토대가 되고 있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글로벌 경제에서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비용절감을 위해 표준화된 관행을 정립하고 기업 내부는 물론 수 많은 협력업체와 정보를 공유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좋은 소식은 당연히 알리고 나쁜 소식도 모두에게 알린다’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나 납품업체들의 부품원가와 인건비, 시설비 내역을 파악하고 그들이 적정한 이윤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함으로써 상호 윈윈을 추구하는 시스코시스템스 등은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또 기업에 대한 높은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사회적인 기류도 지적할 수 있다. 기업 규모가 글로벌화되고 과거 정부가 하던 일들이 민간에 이양되면서 기업들에 대한 투명경영의 책임이 요구되고 있다. 그 결과 하청업체의 아동노동착취(네슬레, 나이키), 전쟁 비용에 쓰이는 피묻은 다이아몬드(드비어스),동물학대(버거킹)처럼 과거에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외면했던 문제들에 대해서도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

저자들은 투명경영은 기업들뿐만아니라 각 개인들의 과제라는 점도 지적한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주주와 동시에 직원이며 고객이자 지역민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기업과 관련돼있다. 결국 경제전체, 사회 전체의 투명성에 각자의 이해관계가 달려있으며 투명성 문제는 모두의 책임이며 직원으로, 주주로, 고객으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