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유미디어 박기한 상무(46)는 올해 5년차 ‘통·방융합 야전사령관’이다. 지난 2001년 SK텔레콤에서 전략프로젝트팀장을 맡으며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첫 연을 맺었다. 그 후 통·방융합의 한 축인 휴대이동방송을 짊어지고 온갖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통·방융합은 세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고 운을 뗀 그는 “통신회사와 방송회사간 제휴·통합이 하나고 통신네트워크와 방송네트워크간 융합 속에서 새 서비스 개척이 또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TV와 전화기가 합쳐지는 디바이스의 융합이 있는데 이는 티유미디어가 현실화시켰다. 위성DMB폰은 휴대폰이면서 TV를 수신하는 단말기이기 때문이다.
“위성DMB는 디바이스 통합이라는 1세대 통·방 시대를 견인하면서 향후 양방향성을 담보해 네트워크 융합형 새 서비스를 얻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티유미디어 주요 주주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SKT라는 통신사업자를 비롯, MBC·SBS는 방송사며 삼성전자·LG전자·팬택앤큐리텔은 단말기업체다. 티유미디어는 통신회사와 방송회사간 제휴·통합의 시발점이기도 한 셈이다.
티유미디어가 이렇게 통·방융합 시대 선봉에 서는데까진 고된 여정이었다. 일본과의 주파수 조정에서 방송법개정안 통과, 위성체 발사, 도시바의 특허 논란, 위성DMB폰 개발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만 틀어져도 오늘의 위성DMB는 없었다. 고비마다 박 상무는 시쳇말로 ‘총대’를 메고 온갖 반대 여론과 맞섰다.
“안동사투리 특유의 억센 억양 탓에 너무 강하게 말한다는 오해까지 받았다”는 박 상무. 그는 결국 지난 12월 30일 위성DMB 사업허가권을 받는 자리에 서는 기쁨도 맛봤다. 진대제 정통부 장관, 서영길 티유미디어 사장, 김신배 SKT 사장이 모인 자리에서 그가 느꼈을 기쁨은 가름하기 쉽지 않을터다. “41세 꽃다운 나이(?)에 위성DMB에 뛰어들어 청춘을 바쳤다”는 그의 농담은 어쩌면 험난한 여정에 대한 방증일지 모른다.
그는“지난 일보다는 앞으로 티유가 해나갈 비전을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티유미디어의 경영전략실장으로서 지난 성공보다는 앞으로의 청사진이 훨씬 중요하단 뜻이다. “좋은 콘텐츠 확보를 위해 방송사나 PP들과 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는 한편, 통·방융합시대의 ‘투-비’ 모델을 고민 중”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다음달 중순 5년만에 첫 휴가를 떠난다. 그러나 그의 머릿 속에선 영원한 숙제인 통·방융합 해법 찾기가 떠나지 않을 것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