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일부 자바시스템 장애가 예고됐지만, 우려했던 통신대란은 없었다. 시스템 장애 가능성을 인지한 업체들이 발빠른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관련 보도가 나간 후 금융 및 통신업체들은 세심한 점검 후, 문제가 파악된 시스템을 27일 이전에 업그레이드했다. SI업체들은 협력사를 통해 장애 가능성이 없을 것임을 문서로 확약 받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들도 전문가를 동원, 사태 파악에 기민하게 나서 눈길을 끌었다. 한국후지쯔가 비록 자바와 관련된 문제이기는 해도 단 1%의 고객이라도 장애 가능성이 있을까봐 고객사에 일일이 전화하고 본사 기술자까지 한국에 보낸 점은 높이 평가되기도 했다.
한 독자는 “기사 덕분에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사전에 장애를 막았다”면서 “정보화 혜택을 누리고 사는 현대 사회에서 평소에 시스템 장애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다른 서버 회사 관계자는 “이제 사후에 문제를 해결하는 애프터 서비스 시대는 지나갔으며 반대 개념인 프로액티브 서비스(Proactive Service·사전 대처하는 서비스) 정신의 의미를 되새겨볼 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통신 대란은 없었지만, 장애 가능성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이번 장애 가능성은 자바 모듈(JCE1.2.1) 버전의 사용기간 만료에 따라 예고된 장애였지만, 이를 인지하는 업체가 적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상용화가 안 된 공개 소프트웨어라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장애 논란은 진행형이다. 요즘 소프트웨어 업계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공개 혹은 무료 소프트웨어의 사용과 책임에 관해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리눅스와 자바를 필두로 공개 소프트웨어 세력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비상용화 공개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시스템의 장애 가능성을 어떻게 미리 인지하고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그 후유증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