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자지갑 `늦바람` 무섭다

미국이 뒤늦게 모바일 결제서비스(이른바 전자지갑) 열풍에 휩싸였다.

미국 통신사업자와 기업들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사업자가 이미 대중화한 전자지갑서비스의 도입에 시큰둥했지만 무선콘텐츠 수요가 급증하고 고객 편의를 위해 경쟁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 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는 음악 벨소리 판매에 전자지갑 서비스 도입을 적극 추진중이다. 크리스 비어바움 스프린트 사장은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진보해 모바일 상거래를 이제 논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양키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벨소리 시장은 2억2300만달러 규모로 커졌으며 앞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즉석음식(패스트푸드)과 영화표 구매 등 비접촉식 지불카드를 이용한 전자지갑 서비스도 기지개를 폈다. US뱅크, JP모건 체이스&co등 많은 은행들이 전자지갑용 카드를 발행하기 시작했거나 추진중이다.

맥도널드도 이 카드들을 지원할 예정이며 세븐일레븐 같은 편의점 역시 내년초까지 5300개의 미국 매장에서 비접촉식 카드를 이용한 결제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용카드 지불을 휴대폰으로 대행하는 서비스도 내년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모토로라는 마스터카드와 손잡고 휴대폰에 신용카드 지불 시스템을 내년부터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 통신사업자들과 기업들은 인터넷 거품 붕괴 여파로 들인 비용에 비해 수익이 불투명한 전자지갑 서비스를 평가 절하했었다. 그렇지만 치열한 요금 경쟁과 수요 포화에 대응해 모바일콘텐츠 등 신규 수익원 창출에 적극 나서면서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미국과 달리 아시아와 유럽 전자지갑 서비스는 이미 일반화했다. 스웨덴, 아일랜드, 영국 등지의 운전자들은 주차 요금을 낼 때 동전 대신 휴대폰을 꺼낸다. 200만명의 일본 NTT도코모 이용자들은 직불카드를 내장한 휴대폰으로 2만여개 음식점이나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구입하며 조만간 기차표도 살 수 있게 된다.

양키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각각 3억7000만 달러, 2억4300만 달러였던 유럽과 아시아 모바일 전자상거래 규모(트랜젝션 기준)는 2009년께 각각 17억 달러,12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