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오성목 전략기획부문 사업개발실장(45·상무)은 누구보다 네트워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다. 86년 KT(당시 한국통신) 입사 이후 네트워크시스템 연구부, 무선사업추진단 무선시설부장을 거쳤다. KTF로 옮긴 뒤에도 망설계팀장, 네트워크 운용담당 상무를 거쳤다. 네트워크 기획부터 구축·운영에 이르기까지라면 눈 감고도 훤하다.
그는 지난 7월 사업개발실장을 맡기 직전까지도 네트워크 전략을 담당했다. “CDMA망부터 WCDMA망 구축까지 네트워크를 다지는 일을 해왔습니다.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놓고 회사가 직면했던 큰 숙제를 해결한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네트워크 전문가인 오 상무가 KTF의 통·방융합 사업개발을 도맡은 이유는 무엇일까. “위성DMB는 SKT와 보조를 맞춰서 대응을 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상파DMB에 대한 기회를 보고 있습니다. 지상파DMB는 중계망 구축, 유료화 모델 확보, 유료화를 위한 표준기술 도입과 같은 숱한 숙제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통한 방송진출 기반 확보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동통신 기술 기반의 MBMS(멀티미디어방송서비스) 기술의 도입, DVB-H(유럽식 휴대방송기술), 미디어플로 등 기술의 모니터링도 하고 있죠.”
위성-지상파DMB 모두 KTF로서는 가치 사슬의 일부분인 단말기 유통망이나 가입자 관리, 중계망만을 확보하고 있는 구도다. 이동통신 사업자로서 자체 네트워크를 통한 통·방융합 서비스가 가능한 다양한 기술대안을 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단기적으로는 서비스 네트워크간 경쟁을 붙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가입자·유통망·통신망을 모두 통합한 통·방융합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면밀히 분석하고 고민하다가 경중이 가려진 뒤 무서운 추진력과 집중력을 보이는 오 상무의 성격도 이같은 전략에 딱 들어맞는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지상파DMB 부분유료화 모델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KTF가 제안한 NIS기술을 올 연말까지 표준화하고 중계망 구축을 통한 지상파DMB 사업참여를 확정짓는 것이 목표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12월 본방송을 시작할 수 있도록 여러 전략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분 유료화를 현실화 하는 일입니다.”
오 상무는 그러나 통·방융합의 핵심을 묻는 질문에는 네트워크를 넘어 가장 끝단을 지목했다. “통·방융합은 결국 어떤 경로로든 원하는 통신·방송 콘텐츠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서비스로 실현되는 통·방융합에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