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전자화폐 시대를 맞아 일본에서 JR(일본철도공사)그룹과 비트워렛간에 사활을 건 ‘전자화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최근 관동지방 민영 철도 및 버스회사 등 53개 사업자들이 내년 발행 예정인 IC카드 공통 승차권에 JR동일본의 전자화폐인 ‘스이카(Suica)’를 채택하기로 했다.
매일 수십만명이 이용하는 철도와 버스에서 스이카를 사용할 경우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형 점포 등을 대상으로 전자화폐인 ‘에디(Edy)’의 보급에 심혈을 기울여온 비트워렛과 JR간에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후발주자 ‘스이카’의 급부상=도쿄 간다역의 JR계 편의점 ‘뉴데이’에서는 오오테마치 등 빌딩가로 향하는 비즈니스맨들이 신문·껌·음료수 등을 스이카로 지불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곳 매출의 25% 가량이 스이카로 결제된다. 뉴데이 점포 평균이 10%선인 점을 감안하면 이 곳의 스이카 이용률은 꽤 높은 편이다. 현재 1개 점포당 1일 이용건수는 약 120건으로 에디의 16건을 앞선다.
◇이용 점포수에서 크게 앞선 ‘에디’=사실 이용점포수 측면에서 보면 에디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에디 취급점은 일본 전역 2만1000개 점포인데 반해 스이카 점포는 1000개 정도에 불과하다.
비트워렛은 도쿄만에 떠 있는 인공섬 ‘오다이바’를 ‘전자화폐 섬’이라고 부른다. 이 섬의 277개 점포가 모두 에디를 채택하고 있기때문이다. 지난 2001년 11월 일본에서 최초로 서비스 개시한 에디는 소니, 도요타자동차, 도쿄미쓰비시은행, 전일본공수(ANA) 등 61개 출자회사를 중심으로 제휴처를 계속 확대중이다.
◇경쟁 구도, 전체 산업계로 확산=스이카는 지난 해 3월 서비스에 착수, 에디와 제휴한 업체의 경쟁사들을 자기 진영으로 속속 확보했다. 예를 들어 금융업계에서는 도쿄미쓰비시은행의 에디 기능 캐시카드에 맞서 미즈호은행이 스이카 기능 캐시카드를 발행했다. 항공업계에서는 ANA가 에디, 일본항공(JAL)이 스이카와 제휴한 상태다. 편의점에선 AM·PM재팬, 써클K가 에디를, 패밀리마트가 스이카를 채용했다.
현재 일본 전자화폐 시장 규모는 에디·스이카를 합쳐도 연간 약 750억엔에 불과하다. 비트워렛은 소액 현금 결제액이 연간 60조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 가운데 얼마를 전자화폐로 대체시키느냐에 고심하고 있다. JR철도는 단순 이용 점포 수 확대에서 수익성 창출로 전략을 바꿨다.
따라서 양사는 소액 결제 시장을 놓고 한판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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