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이달 이동전화 요금 청구서에 낯선 이름의 청구 내역이 포함된 것을 발견했다. 이통사와 전자지불결제대행(PG)업체, 콘텐츠제공업체(CP) 등에 수 차례 전화를 걸어본 끝에 최근 이동전화 요금을 50% 할인해준다는 이벤트에 응모한 것이 원치 않는 요금 청구로 이어졌음을 확인했다.
◇시장 확대 따라 피해도 급증=휴대폰 결제란 이용자가 온라인으로 디지털 콘텐츠 등을 구매하면서 결제 수단으로 ‘휴대폰 결제’를 선택하면 다음달 이동전화 요금에 이용료가 합산돼 청구되는 방식이다. 온라인 소액 결제가 보편화하면서 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 총결제액은 지난 2001년 842억 원에서 올해 8000억 원대 수준까지 뛰어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시장이 확대될수록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급증했다. 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관련 민원이 지난 2003년 267건에서 지난해 749건으로 무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무료 성인 사이트인 줄 알고 인증했다가 요금을 물게 된 경우부터 이벤트 참여시 휴대폰 정보가 유출돼 일정 금액이 휴대전화 요금에 포함된 경우까지 유형도 다양해졌다.
◇PG까지 피해입어=최근에는 온라인 게임사이트 등을 통해 휴대폰 소액 결제를 한 뒤 승인번호를 불러주면 승인금액의 50%를 통장에 입금해 준 뒤 소비자에게 100%의 이자를 물게 하는 편법 대출 사례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불법 휴대폰 결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소비자이지만 중간에서 휴대폰 결제를 대행하는 PG들도 환불에 따른 금전적 피해는 물론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올 상반기 모빌리언스·인포허브 등 주요 PG업체들은 성인 및 경품 제공 사이트 결제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울며 겨자먹기로 환불을 해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3개 성인 사이트들이 이동통신사로부터 받지 못한 미수금을 PG인 다날에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하는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 민원처리 가이드라인 마련=이처럼 소비자 피해가 늘어나자 PG를 포함한 인터넷 업계는 중장기적인 대책 수립에 나섰다. 이미 PG들은 지난 3월 이후 성인 사이트 인증 절차를 강화하는 등 대응책을 실시해 관련 민원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유무선전화결제협의회 등은 이달 말까지 업계가 공동으로 적용 가능한 환불 규정 및 공동 약관 등을 담은 휴대폰 결제 표준화 가이드라인을 제정, 실행할 계획이다. 또 ‘삼진아웃제’ 도입 등으로 PG와 CP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고객 불만 공동 대응센터를 설립·운영하는 등 휴대폰 결제 이용환경 개선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