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인터넷 분야에서는 후진국 소리를 들어야했던 유럽이 변하고 있다.
최근 서유럽지역을 중심으로 광대역(브로드밴드) 서비스 가입자가 폭증하면서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온라인 음악과 사진인화, VoIP 등 관련 시장이 활성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가 보도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지난해 서유럽 지역에서만 1400만명이 광대역 서비스에 가입했으며 이 지역 전체 가입자수는 4400만명에 달한다. 이는 유럽 가구의 약 25%에 해당하는 규모. 이 회사는 광대역 서비스 사업이 전화회사들의 대형 비즈니스가 됐다며 유럽지역에서 고속케이블과 DSL 분야에 240억달러의 투자가 이뤄지고 오는 2008년까지면 420억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런던 소재 통신분야 시장조사업체인 오범의 샬럿 데이비스 애널리스트는 “광대역 서비스가 유럽에서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며 광대역 서비스시장을 낙관했다.
광대역 서비스는 콘텐츠 서비스 등 연관분야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런던의 음악 시장 조사업체인 콘티넨탈 리서치는 영국 네티즌들이 다이얼업 서비스를 광대역 서비스로 바꾸면서 음악다운로드나 메신저 사용량, 온라인 경매 참여율이 두배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라디오 방송과 온라인 게임 사용량은 무려 3배나 늘어났다. 또 전화접속방식 사용자중 4명중 한명정도가 서적이나 DVD를 온라인으로 구매했지만 광대역 서비스 가입자들의 경우에는 40% 정도로 확대됐다.
야후 유럽의 닉 하젤 이사는 ”광대역 서비스가 유럽 고객의 습성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대역 서비스의 보급확대는 도이치텔레콤이나 BT, 프랑스텔레콤 등 통신사업자들에 호기로 등장했다. 일례로 프랑스텔레콤은 올 3월까지 340만명의 DSL 가입자를 유치했으며 해당분기의 광대역 서비스 매출은 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유럽지역에서 광대역 서비스 보급률이 가장 높은 네델란드의 경우, 선두업체인 KPN은 지난해 1억3100만달러보다 무려 51%나 증가한 실적을 DSL 부문에서 거뒀다.
음악과 게임, 도박 등의 콘텐츠 업체들도 ‘광대역 서비스’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유럽 최대 온라인 사진 인화서비스 업체인 프랑스 테이크 포토웨이사의 미셸 귀에르미어 CEO는 “광대역 서비스가 없었다면 포토웨이도 없었을 것”이라며 “서비스 이용자의 98%가 광대역 서비스 사용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몇년전만하더라도 고객들이 주말에 찍은 사진을 광대역 서비스가 깔린 사무실에서 업로드하느라 월요일이 가장 붐비는 시간이었지만 최근에는 피크 시간대가 일요일 밤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음악 사이트 역시 매상 기록을 올리고 있다. 포레스트 리서치에 따르면 도이치 텔레콤의 T온라인사업부, 애플 아이튠스, 야후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08년까지 유럽의 온라인 음악시장 규모는 24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VoIP서비스도 스카이프와 보니지가 경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오는 2008년까지 42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IDC는 전망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서유럽 가정의 광대역서비스 가입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