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노키아 끓는 인수설…공식적 반응은 없다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와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가 합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시스코가 노키아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IT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로이터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가 무선 통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키아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영국의 선데이 비즈니스지를 인용,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존 챔버스 회장이 시스코의 핵심 네트워크시장이 유무선 통합추세로 재편됨에 따라 무선 네트워크 업체를 합병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 측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공식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초 챔버스 회장은 ‘결혼식장에서 신부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노텔네트웍스 인수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스코와 노텔의 제휴가 물 건너간 마당에 챔버스 회장이 새로운 파트너로 핀란드출신 신부(노키아)를 마음에 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무선 네트워크의 통합으로 사용자 확인기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데 노키아는 이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 웨스트홀 캐피탈의 한 애널리스트는 “노키아는 휴대폰뿐만 아니라 무선네트워크 분야에서 에릭슨에 이어 세계 2위 업체”라면서 시스코가 노키아를 인수할 경우 유무선 네트워크 시장을 통틀어 최고의 기술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키아의 올릴라 회장이 때맞춰 사임 일정을 발표한 것도 M&A설과 맞물려 미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미 휴대폰업계 정상에 올라선 노키아가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며 현재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 올리기는 힘들다. 따라서 두 회사가 합병될 경우 주가상 이익을 볼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또 노키아가 차세대 핵심기술의 축을 3세대 이동통신에서 시스코가 지원하는 무선랜쪽으로 전환하려 한다는 증거도 있다. 핀란드의 무선전문 컨설턴트 아토 카릴라는 “노키아는 최근 무선랜 시장에 대한 소극적 입장을 뒤집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면서 인터넷(시스코)과 휴대폰(노키아)을 합칠 경우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핀란드 현지에선 노키아의 기업문화가 미국기업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에 설사 인수협상이 시작된다 해도 난관이 많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