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7년부터 일광시간절약제(일명 서머타임)를 3주 가량 조기 실시하는 내용을 담은 미 에너지 법안이 8일(현지 시각) 부시 미 대통령의 서명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이 ‘미니 Y2K’ 문제 발생을 경고하고 나섰다.
AP통신은 부시 대통령의 법안 서명으로 미국이 2007년부터 서머 타임을 과거보다 조기 실시할 경우 각종 전자제품과 정보통신 서비스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레이드 설리번 파나소닉 소비자가전 그룹 담당 부사장은 “(새로운 서머타임은) 소비자들의 생활을 복잡하게 할 것”이라며 “제품에 따라선 소비자들이 수동으로 시간을 늘이거나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 제품이나 소프트웨어 사용에 영향 줄 듯 =미 에너지 법안은 서머타임을 3주 일찍 시작하고 1주일 늦게 끝내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4월 첫째 주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까지 서머타임을 적용해왔다.
이 법이 시행되면 VCR과 DVD 녹화장치의 녹화예약 시간이 틀려져 한 시간 늦게 녹화가 시작될 수 있다. 현재 보급된 VCR과 DVD 녹화장치들은 기존의 서머타임을 반영하는 SW를 내장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새 서머타임 기간이 제대로 적용되도록 하기 위해 자동 변환 기능을 무효화시켜야한다.
휴대폰 업체들은 시간 계산 착오로 고객들에게 1시간의 무료통화를 제공할 수 있다. MS 윈도 운용체계를 설치한 컴퓨터들도 업데이트를 받아야 한다. 널리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들은 MS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차단할 수 있지만, 달력 SW에 이미 입력한 약속들이 제대로 맞춰지게 하려면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많은 컴퓨터 프로그램들이 미국과 캐나다의 시간대를 같은 시간대로 다루고 있어 캐나다가 새로운 서머타임 기간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캐나다 지역 SW 사용자들은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Y2K 문제 재연되나?=일부 전문가들은 새 서머타임 제도가 ‘Y2K’ 문제를 연상시킨다고 우려하고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지나친 우려를 경계하기도 한다. 현재 많은 시스템들은 자가수정 수단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디오 기록장치들은 PBS로부터 시보를 전송받거나 전자 프로그래밍 가이드 등을 통해 시간 신호를 동기화한다. 타이맥스사의 몇몇 시계들은 미국표준기술연구소와 정부기관의 무선 신호를 기반으로 시간을 동기화한다.
또 휴대폰에 내장된 디지털 시계는 대개 이동전화 서비스 공급업체의 네트워크 시계와 동기화되어 있다. MS·애플·시스코의 운용체계(OS)들은 주기적으로 인터넷 기반의 시간 관리 서버와 연동되도록 설정될 수 있다.
그러나 로렌 와인스타인 엔지니어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미국인들이 서머타임에 대해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서머타임 시행시 시간 변화와 날짜 변화가 자동으로 맞춰져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시계가 자동으로 전환될 것으로 믿고 있다며 우려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