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대구의 한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던 이모(28)씨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3시간여만에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3일 오후 9시부터 약 50시간 동안 PC방에서 잠을 자지 않고 먹지도 않은 채 게임에만 몰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인터넷 중독 증상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성인들도 게임중독으로 자신을 조절하기가 힘든 상황에서 초·중·고 학생들이 게임에 중독되면 상황은 더욱 위험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고생 40% 인터넷 중독=고려대 예방의학교실 천병철·김정숙 교수팀이 경기도 중·고생 764명(중 369명, 고 3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독초기가 38.5%(중 36.6%, 고 40.3%), 중증이 2.9%(중 4.3%, 고 1.5%)로 41.4%가 인터넷 중독증세를 보였다.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중학생이 3.1시간, 고교생이 2.8시간 이었으며, 대다수(90%)는 자신의 집에서 접속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학업성적이 낮은 학생일수록 △하루 평균 사용시간이 길 수록 △인터넷을 게임과 통신용으로 주로 이용할수록 중독 증상이 심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팀이 서울과 성남의 6개 PC방에서 인터넷을 이용 중인 888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에서도 중독 3.4%, 과사용 41.3% 등으로 10명 중 4명 꼴로 인터넷 중독 위험이 있었다.
◇인터넷 중독의 징후=청소년기 남학생들에 주로 나타나는 게임중독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징후들은 다음과 같다. △학교에서도 자고, 집에서도 계속 피곤해 하는 등 지나친 피로증세를 보인다.△성적이 떨어진다.△게임 이외의 다른 취미활동을 점차 하지 않는다.△가까운 친구와 멀어지고, 가상의 인터넷 친구나 게임 패밀리와만 친하다.△학교와 집에서 반항과 불복종이 나타난다.
◇자녀의 인터넷중독 치료법은=건양대병원 정신과 박진균 교수는 “컴퓨터에 있는 게임을 모두 지우고, 게임 CD나 게임잡지도 아까워하지 말고 모두 버린 다음 즐겨찾기 목록도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게 좋다”고 말한다. 또 “컴퓨터를 거실로 옮겨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과 유한익 교수는 “가족으로부터의 소외, 애정 결핍, 과도한 밀착 관계 등은 중독 현상을 증가시키는 위험 요인”이라며 “청소년들이 자신의 고충과 스트레스를 가족들과 나누고 해결할 수 있도록 가족관계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윤기자@전자신문,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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