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개발(R&D)특구가 또 다시 술렁거리고 있다.
지난 9일 과학기술부가 특구지원본부 이사장 후보자를 3배수로 압축해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공모에 대한 실효성 여부가 도마에 오를 정도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사실 지난달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공모가 무산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대다수 특구인은 재공모에 대한 기대감을 접지 않았다. “역량 있는 인물을 선택하기 위해 그 정도도 못 기다리겠나”라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희망’은 단지 ‘희망’으로 그쳤고, 재공모 상황만 놓고 볼 때 오히려 이전보다 못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하게 ‘아니다’라는 차원을 넘어서 정부의 검증이 제대로 됐는가 하는 의문까지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논리는 3명의 후보자가 정부가 내세운 특구 육성의 최대 핵심사업인 ‘연구성과물의 상업화’ 기조와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소와 비즈니스 경험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라면 ‘금상첨화’겠지만 이번 후보자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일각에서는 특구지원본부 이사장 자리가 자칫 전직(前職)들의 낙하산으로 채워지는 것 아니냐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 분위기다.
게다가 리더십에 대한 비판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후보자들은 하나같이 화려한 학벌을 갖췄고 기관장을 거쳤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부각되는 것도 당사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인사에는 으레 잡음이 따른다. 또 후보자들과의 이런저런 과거 인연으로 흠집내기에 나서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기도 한다. 환영과 찬사는 비난보다 조용한 것이 속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구는 일개 기관과 또 다르다. 여러 정부출연연구원과 벤처, 대학을 함께 아우르며 조율해야 하는 중책이다. ‘인사는 만사’라는 말은 기업은 물론이고 정책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대다수 인사가 무사히 넘어간 적이 없다는 점은 안타까움을 더한다. 초유의 R&D특구가 만들어진만큼 최적임자에 대한 특구사람들의 ‘기대’가 큰 건 당연하다.
경제과학부·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