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SK텔레콤과 KTF의 WCDMA 투자는 9000억원, 가입자는 약 3000명. 올해 본격 상용 단계를 밟은 WCDMA의 초라한 성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과 KTF는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공격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왜일까. WCDMA 기술이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이동통신 표준화단체인 3GPP는 지난 2002년 시작된 WCDMA 릴리즈6(Rel 6) 표준화 작업을 4년 만인 지난 6월 마쳤다. 내년 3월 릴리즈7(Rel 7) 표준화 논의를 시작, 2007년 6월 끝낼 계획이다. 표준화 전문가들은 3GPP가 릴리즈7을 사상 유례없이 2년 만에 끝낼 계획을 잡은 것은 3G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고속상향패킷전송방식(HSDPA), 고속하향패킷전송방식(HSUPA)의 3.5G를 거쳐 4G 시장까지도 영향력을 가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했다.
◇미래장기진화(LTE:Long Term Evolution) 기술 등장=SK텔레콤과 KTF는 내년 4월 HSDPA 서비스에 나선다. 3.5G 이동통신의 신호탄을 울리는 셈이다. 세계 이통 업계는 릴리즈 6를 통해 △WCDMA망에서 방송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기술(멀티미디어 방송서비스:MBMS) △역방향 데이터 전송의 성능과 커버리지를 개선하기 위한 HSUPA △셀룰러를 이용한 푸시투토크(PPT) 기술 표준화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3.5G가 LTE 기술을 통해 이동통신 진화를 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현우 삼성전자통신연구소 수석연구원은 “LTE는 릴리즈 6 등 기존 아이템과 매우 다른 의미를 지닌다”며 “기존 기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을 전제로 새로운 기술을 논의했던 기존 아이템과 달리 상이한 기술을 도입, 전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TE의 기본 요건은 기존 5Mhz로 한정된 대역폭을 1.25Mhz부터 20Mhz까지 변화 가능하도록 했다. 직교주파수분할다중(OFDM), 다중입출력(MIMO), 스마트 안테나 기술을 적용해 LTE 기술이 표준화되면 100Mbps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이동통신 시대를 열게 된다. 업로드도 50Mbps 속도가 가능하다. 이동통신을 통해 2시간짜리 영화를 5분 이내 다운로드할 수 있는 혁명적 기술이다. 또 LTE는 IP망과 음성망, 데이터망을 하나로 묶는 개념이다. 이 기술을 위해 OFDM 기반 무선 접속과 단말기 단순화, 계층 간 통합 기술도 대두되고 있다.
◇혼란스런 4G=LTE의 등장으로 전체 통신 진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LTE 기술이 시장에 진입하는 시기는 2010년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LTE의 일부 기술은 3.5G에, 일부는 4G에 흡수될 것으로 전망했다. 4G의 위상이 시간이 갈수록 공고해지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엄밀한 의미의 4G는 2010년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부분의 통신장비, 서비스 업체가 LTE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 ETRI 등이 LTE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윤관 3GPP2 SC의장(LG텔레콤 상무)은 “LTE는 구체적인 타깃이 있는 기술이라기보다는 IP망, 음성망, 데이터망을 통합하는 코어망 이슈로 접근해야 한다”며 “LTE 논의를 통해 유무선 망 동시 진화에 대한 논의가 더욱 촉발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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