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운항을 시작한 민영2기 KT호에 대한 안팎의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리더십을 가진 새 선장이 ‘위대한(Great) KT’를 목표로 △고객의 시각에서 △머슴이 아닌 주인으로 △열린 마음으로 합심해 ‘놀라운(Wonder)’ 감동을 안겨주자는 구체적 실천방향까지 제시하자 3만8000여 KT 임직원은 심기일전, 재도약해 보자는 열의로 가득하다.
공기업의 때를 벗지 못하고 성장의 돌파구를 찾지 못해 헤매던 1기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깊은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과감한 혁신과 도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새 성장엔진 발굴 시급=민영2기의 당면과제는 무엇보다도 새로운 성장 엔진을 점화시키는 것이다. 2002년 8월 민영화의 첫 깃발을 올린 뒤,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한 혁신에 집중했지만 주력사업인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성장의 해답은 못 찾고 있는 상태. 민영화 이듬해인 2003년에는 100년 역사상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이에 부동산사업, PCS 재판매, 선불카드 등 외형을 늘리는 사업에 집중했으나 좀처럼 실적이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 7월 2분기 IR에서는 올해 주요 경영목표를 낮추기도 했다.
신임 사장이 제시한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자기시장이 잠식당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개발해둔 신기술을 스스로 사장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민영 1기가 시작한 콘텐츠 기업 인수 검토, 시스템통합(SI)사업, u시티 사업 진출 등을 적극 이어받고 네스팟 스윙, 와이브로, IPTV, 인터넷전화(VoIP), TV포털 등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는 새 컨버전스 서비스들을 속속 도입, 빠르게 안착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주인의식 제고, 대정부 관계 혁신 급선무=“언제까지 머슴으로 살 수 없지 않느냐.” 남중수 사장이 취임사를 통해 던진 화두다. KT가 과감하게 시장의 변화에 몸을 싣지 못하는 것도, 조직과 업무추진 과정 곳곳에 자라고 있는 비효율의 독초들을 잘라버리지 못하는 것도 다 주인의식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남 사장은 △고객이 원하지 않아도 관계와 직위를 통해 상품을 강매하는 행위 △상호 비판하지 않고 좋은 게 좋은식의 임직원 관계 △창의력을 저해하는 상명하달식 업무처리 등을 스스로 청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자회사, 협력사, 현장조직에 대한 갑을관계의 개선도 과제다. 대신 이들을 과감한 개혁의 주체로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
국회와 정부, 규제기관 등 또다른 고객들과의 관계도 지금과 다른 틀을 짜야 한다. 이용경 전 사장은 이임사에서 “규제기관과의 관계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내전화 담합 등으로 인한 막대한 과징금 부과가 대표적 예다. 앞으로는 일방적인 수긍이나 반발이 아니라 합리적인 규제를 이끌어내기 위한 열린 논의의 장을 만들고 스스로 공익적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게 업계 원로들의 충고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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