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의 뚝심’
벌써 10년째 접어든 그의 게임 행로를 함께 한 수많은 지기들이 붙여준 수식어다. 지난 96년 ‘바람의 나라’와 ‘어둠의 전설’ 등 이젠 온라인게임의 역사가 된 작품들의 개발 작업에 참여하면서부터 그는 줄곧 개발현장을 지켜왔다.
네오위즈의 정상원 제작본부장(35)은 지금도 개발작업 하나하나가 직접 손에 닿아야 직성이 풀리고, 그리고 그 게임을 성공시키고야 마는 미다스 신화의 주역이다.
“뜻이 맞는 이들과 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소규모 회사도 매력은 있었지만, 큰 경쟁을 위해서는 어느정도 규모의 배경이 필요했습니다. 네오위즈라는 배경은 개발자의 소신을 지켜주면서도, 외부 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지원군이 될거라 믿습니다”
그가 넥슨의 대표에서 물러나 띵소프트라는 개발회사 사장을 지낸 뒤 다시 네오위즈 제작본부장으로 합류하게된 배경이다.
지금까지 여러 곡절을 겪으면서도 그를 지탱하게 한 힘은 바로 ‘제대로 된’ 게임에 대한 흐트러지지 않는 신념이었다. 정 본부장은 띵소프트에서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GG(가칭)’를 오는 2007년 겨울에 발표할 계획이다. 자기 자랑에 인색한 그 스스로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이라고 말할 정도로 획기적이면서 방대한 규모로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 네오위즈는 게임 업체로 성장하느냐, 마느냐의 변곡점에 서 있다고 봅니다. 최근 ‘스페셜포스’로 만들어진 호기를 자체 브랜드와 외부 배급작을 합쳐 잇지 못한다면 고비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모든 경험과 노하우를 쏟아부어 도약의 기틀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는 현재 네오위즈 자회사 엔틱스소프트가 만든 ‘요구르팅’의 전면 보수 작업을 진행중이다. 박진환 엔틱스소프트 사장과는 넥슨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어온 절친한 사이다. ‘요구르팅’이 일본 최대 온라인게임 유통사인 겅호온라인을 통해 소개될 즈음이면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올해 안에 ‘XL레이스’ ‘알투비트’ ‘고고 트래져’ 등 그동안 기대를 모아온 3개 작품이 공개되면 어느정도 외부 개발작에 대한 게임라인업은 갖춰지는 셈입니다. 또 하반기부터 자체 개발작에 대한 비전과 내용을 가시화해나가면 내년부터는 종합 게임업체로서 면모를 갖출 수 있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실제 네오위즈는 지금의 엔씨소프트를 만든 ‘송재경’과 넥슨을 일으킨 ‘정상원’이 랑데뷰했다는 점만으로도 게임업계를 질서를 뒤바꿀 인력 차원의 준비는 끝낸 셈이다.
“네오위즈가 인터넷의 새로운 역사를 썼듯, 앞으로는 게임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힘찬 발돋움을 지켜봐 주십시오”
새 무대를 만들고, 그 무대의 공연을 지휘하는 뚝심의 사나이. 그가 지휘하는 네오위즈의 합주곡이 이제 연주를 시작한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