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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화(VoIP)업계의 가격경쟁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치닫으면서 VoIP시장의 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저널(AWSJ)은 그동안 보니지 같은 소규모 기업이 주도해온 VoIP시장에 AT&T와 버라이즌 등 대형 통신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들면서 제살깍기식의 출혈경쟁이 심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VoIP시장의 선두주자 보니지는 지난 2001년 직원 50명의 벤처기업으로 출발한지 불과 4년만에 직원 1500명의 대기업으로 초고속 성장해 6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보니지의 성공신화는 기존 전화보다 훨씬 저렴한 VoIP서비스의 가격 경쟁력에서 비롯됐다.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고객들은 VoIP어댑터를 일반 전화기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지역 및 장거리 전화를 정액제로 무한정 사용할 수 있다.
덕분에 보니지의 유료가입자는 현재 80만명, 연말까지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게다가 인터넷을 이용한 통화품질이 크게 향상되고 미국 3600만 가구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깔리면서 VoIP가 대세임을 기존 통신업계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기존 통신업체와 케이블업체 등이 VoIP시장에 뛰어들면서 올연말까지 400만 가구가 새로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VoIP시장이 덩치 큰 대기업들로 붐비면서 가격파괴가 너무도 빨리 진행된다는 점. 보니지는 지난해 경쟁사인 AT&T의 VoIP서비스 ‘밴티지콜’을 겨냥해 두번에 걸쳐 30%나 인하했다. AT&T도 비슷한 시기에 두번 가격을 내려 응수했고 버라이즌도 가격경쟁에 합류했다.
일부 케이블업체들은 VoIP와 TV, 인터넷까지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파격적인 저가로 공급하고 있다. VoIP가격을 떨어뜨리는 압력은 인터넷 업계로부터도 가중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MSN사업부, 야후, AOL, 구글 등 인터넷 강자들은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한 공짜 전화로 VoIP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룩셈부르그에 위치한 VoIP업체 스카이프는 고객 대부분이 공짜로 통화를 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VoIP업체들은 안정된 수익성을 기반으로 사업규모를 확대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1984년 AT&T의 통신독점이 무너진 후 전화업계에 가격경쟁이 시작돼 많은 기업이 인수합병된 것과 동일한 패턴을 VoIP업계가 밟고 있다고 지적한다. 보니지의 창업 멤버였던 제프 풀버는 “VoIP업계가 이 상태로 출혈경쟁을 지속할 경우 공멸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미국의 인터넷전화(VoIP)요금 인하 추세.
2002년 3월: 보니지 월 40달러 인터넷전화 시작.
9월: 보니지, 월 35달러로 인하.
12월: 보니지 장거리전화 500분, 15달러에 제공.
2004년 4월: AT&T, 콜밴티지 월 40달러에 제공. 첫 6개월은 월 20달러.
5월: 보니지 월 30달러로 인하.
7월: 버라이즌, 기존 DSL고객 월 35달러에 VoIP, 인터넷패키지 제공.
10월: AT&T, 콜밴티지 월 30달러로 인하, 장거리 분당 4센트, 시내전화 20달러 패키지도 선보여.
보니지, 월 25달러로 인하.
버라이즌, 비고객에도 월 35달러에 VoIP, 인터넷 패키지 제공.
2005년 4월: 버라이즌, 국내외 통화 500분에 20달러 패키지 선보여.
대형통신업체 진출로 제살깎기식 가격파괴...수익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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