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달리는 정통부·방송위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가 31일 고위급 정책협의회를 갖고 그동안 난항을 겪어 온 지상파DMB 상용화를 서두르기로 했지만, 두 기관의 사활이 걸린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정통부가 신규 방·통융합서비스 조기 도입을 위해 추진중인 인터넷(IP)TV 시범사업과 방송위가 조기 설립을 주장해온 방송·통신구조개편위원회 구성방안이다. 지난 6월 고위급 정책협의회 이후 오랫만의 공식 만남이지만 양쪽의 의견은 종전처럼 전혀 절충점을 찾을 수 없었다.

 정통부는 IPTV 시범사업을 이날 협의회의 우선 순위에 놓고 ‘선 추진 후 규제기구와 방법’을 찾자는 주장을 되풀이했으나, 방송위는 IPTV가 말 그대로 ‘방송’임을 먼저 인정하라며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통부는 케이블TV(SO) 등 일부 방송계에서 IPTV가 자신들의 고유 영역을 절대적으로 침해하는 움직임이라는 주장에 대해 시장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반박했다. 통신사업자들이 신규 IPTV 서비스를 도입하려면 적지 않은 시설투자가 필요한 데다 프로그램공급업체(PP)와의 협상에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등 SO 업계에 비해 절대 열위에 있기 때문이다.

 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IPTV가 일부의 우려만큼 기존 SO시장 잠식 수위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융합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규제 틀을 만드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그 이후에 논의하자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말했다. 방송위는 IPTV 등 신규 융합서비스에 물꼬를 터줄 경우 향후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서는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현재 답보상태에 있는 방·통구조개편위 논의부터 서두르자는 주장을 거듭했다. 방송위 관계자는 “IPTV가 방송서비스라는 사실만 인정하면 되는데 그것조차 거부한다”면서 “경제논리만을 내세우면 나중에 야기될 문제들을 누가 책임지겠느냐”며 방·통구조개편위 조기 설립을 재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고위급 정책협의회 자체가 주요 현안에 대한 상호 방문 형식의 정례미팅 성격이 강하다고 양측 모두 의미를 축소하는 상황이다. 방송위 고위 관계자는 “방·통구조개편위나 IPTV 시범사업 논의가 소강상태인데 이에 대한 활성화 방안 등은 원칙적인 수준”이라며, “서로가 합의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걸 인정하는 상황에서 진전된 결론을 바라기 쉽지 않다”고 말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나 규제기구 현안 모두 공전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