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캐낸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23살. 자기보다 나이 많은 팀원들이 수두룩한 써니YNK에서 이지노리팀을 이끌고 온라인게임 ‘이지파이터’를 개발중인 김현중 팀장.
누가보더라도 아직 학교에서 뒹굴어야할 것 같은 그가 올해 벌써 10년째 게임을 만들고 있는 전문 게임개발자라는 사실이 언뜻 믿기지 않는다. 나이야 어찌됐든 그는 중학교 1학년이던 지난 96년 텍스트머드게임 ‘천상의 비밀’을 개발해 상용화시킨 베테랑이다. 외모에서 풍기는 앳된 느낌이 그렇듯 게임 개발에 직접 뛰어든 동기가 기상천외하다.
“초등학교 6학년때 PC통신으로 제공되던 텍스트머드게임에 중독됐었습니다. 한달 전화비가 40만∼50만원씩 나오자 부모님의 성화가 들끓었죠. 어린 마음에 반항심도 생기고, 정말 전화까지 끊긴 상태라 직접 만들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만든게 ‘천상의 문’입니다.”
뒤이어 ‘판타지아’라는 텍스트머드게임을 하나 더 만들었지만, 철저하게 실패하고 만다. 텍스트환경이 그래픽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만난 쓰라린 경험이었다. 마침내 중학교 3학년때, 이대영 이미르엔터테인먼트 사장을 만나 그래픽온라인게임 ‘메틴’ 개발을 주도한다.
“개발이 곧 놀이터이자, 공부시간이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뭐가 되려고…”라며 쑤근거렸지만 저는 즐거웠습니다. ‘메틴’의 기초를 잡고, 저는 1년여의 짧은 ‘중학생의 직장생활’을 접었습니다. 뭔가 자유로운 개발에 갈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1때 이미르를 그만두고, 2000년 4월 소프트웨어공모전에 화상회의시스템을 출품해 대상(정통부 장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듬해엔 서울시 정보올림피아드 공모전에서는 ‘2D&3D 온라인게임’으로 금상을 따냈다.
한동안 상복에 빠져있던 그는 스무살이 되던 2002년 개발사 ‘이지노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게임 개발인생을 걷게된다.
“본격적인 온라인게임 도전작 ‘이지파이터’는 지난해 1월부터 만들기 시작해, 8월부터 오픈베타서비스에 들어갔다. “아직 붙일 것도 많고 손질할 것도 많습니다. 상용화전까지 최선을 다해 완성도를 높여야죠”
‘이지파이터’는 그를 닮았다. 어딘가 거칠고, 뭔가 부족한 점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그래서인지 그는 ‘이지파이터’를 눈여겨 본 윤영석 써니YNK 사장에 이끌려 써니YNK 이지노리팀으로 아예 합류한다. 지금도 가장 많이 배우고, 따르고 싶은 이가 윤 사장이라고 말할 정도다.
“성격과도 맞아떨어지는 캐주얼쪽에 공부를 많이 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뭐를 하든 ‘가능성 그 자체’인 그가 7년 뒤인 서른에 무엇으로 우리를 놀래킬지 궁금해진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