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출신 CEO들 재도약 위해 동분서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 휴대폰 및 통신장비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헌 텔에이스 사장, 정종태 이노와이어리스 사장 등은 각각 위성DMB용 베이스밴드 칩, 계측기 분야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앞세워 틈새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다 ETRI 출신 CEO 1세대로 불리는 양기곤 벨웨이브 사장, 김호영 기가텔레콤 사장은 지난 2003년 중국발 쇼크를 이겨내면서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와신상담파”=양기곤 벨웨이브 사장과 김호영 기가텔레콤 사장은 2003년까지만 해도 중견 휴대폰 기업을 대표하는 그야말로 잘 나가는 에트리(ETRI) 연구원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최대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톡톡히 수업료를 치뤘다. 이들 CEO들은 올들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흑자달성 및 안정적 성장토대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양 사장은 2003년 벨웨이브를 매출 4100억원, 순이익 410억원의 회사로 성장시키면서 수출벤처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최악의 경영난을 겪으면서 동고동락했던 직원들을 내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양기곤 사장은 올해 ‘기술중심 기업’으로의 재도약을 목표로 베트남 시장 진출, 초슬림 슬라이드폰 등 전략상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김호영 기가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말 유티스타컴에 CDMA 연구개발 부문을 매각한 데 이어 올 초 SK텔레텍 초대 사장을 지낸 홍경 씨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220억원 대비 38% 감소한 137억원을 기록했으나,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추진중인 DMB 모듈 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떠오르는 다크호스”=에트리에서 이동통신 연구부장을 지냈던 이헌 텔에이스 사장은 국내 벤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위성DMB 베이스밴드 칩을 개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정종태 이노와이어리스 사장은 88년 병역특례 자격으로 ETRI에 근무하기 시작, CDMA 이동통신 시스템 개발 사업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2000년 이노와이어리스를 창립한 뒤 지난해 12월 계측장비 업체로는 최초로 코스닥에 등록시켰다.

국내 계측기 시장은 외국계 기업들이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무선통신 분야에서는 이노와이어리스가 외산 제품을 밀어내고 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