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IT가 우리의 외교력이다](https://img.etnews.com/photonews/0509/050926112644b.jpg)
지난 16일 포르투갈의 마리아노 가고 과학기술 및 고등교육부 장관 일행이 전산원을 찾아왔다. 카를로스 프로타 주한 포르투갈 대사, 루이스 마갈레스 포르투갈 정보사회원장이 동행했다. 지난해에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으로 거론되던 컬럼비아대학 엘리 놈 교수, 후안 안토니오 파체코 로마니 페루 교통통신부 차관, 칼리드 사이드 파키스탄 정보통신부 차관이 우리나라를 다녀갔다.
이들의 질문내용과 관심사항도 거의 같다. 미팅 시간내내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이동통신·전자정부 등 IT 분야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던 비결과 노하우를 집요하게 질문했고, 우리나라와의 IT 협력 증진을 적극 희망했다. 이렇게 세계 각국에서 한국 IT가 짧은 시간에 세계 최강으로 성장한 것에 대해 놀라워하며 부러워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한국이 IT 강국으로 성장한 비결을 알아가려고 한국을 찾는 열의까지 보이고 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중남미 국가들을 순방하고 돌아왔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우리의 외교력이 어디서 나오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대통령도 가는 곳마다 우리나라 IT와 우수한 정보화 수준을 순방 국가들에게 과시하며 외교 협력의 무기로 활용할 정도다.
노 대통령은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 아벨 파체코 코스타리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물론이고 중미연합체(SICA) 소속 8개국 정상회의에서도 “한국은 2001년부터 4년 연속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양국 간 IT 프로젝트를 통해 협력이 증진되길 기대한다”고 말할 정도다.
진 장관의 IT 외교 여정도 만만치 않다. 진 장관은 지난 4월 노 대통령의 독일 방문을 수행해 한·독 IT 분야 협력 약정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 5일 영국에서 열린 ‘i2010 콘퍼런스’ 행사에도 주제 발표자로 초청받았다.
이 자리에서 진 장관은 유럽 25개국 IT 장관과 각국 정보통신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와이브로(휴대 인터넷) 등 한국의 IT839 전략에 대해 설명하며 한국 IT 발전상을 유럽 선진국들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대한민국 장관이 한국의 정책을 유럽 25개국 장관이 모인 자리에서 강연하고 박수를 받아 본 일이 언제 있었던가.
이처럼 왕성한 IT 외교를 통한 효과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산업 활성화를 위해 도입할 예정인 DMB서비스를 우리나라 방식으로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또 영국도 내년 6월 라디오 및 TV방송 사업자들과 ‘지상파 DMB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행키로 했으며, 지난 4월 독일의 바이에른주 민영방송위원회(BLM)와 MOU를 맺고 오는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우리나라의 지상파 DMB를 뮌헨 지역에서 전 세계 취재진에게 시연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지상파 DMB 기술이 유럽 표준 기술로 채택된 것은 노 대통령과 진 장관의 IT 외교라는 숨은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국내 지상파 DMB 기술이 유럽 표준으로 채택됨으로써 유럽연합 25개국에 우리나라의 지상파 DMB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된 것이다. 이 같은 IT 외교의 밑바탕에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ITU·OECD), 국가정보화 지수 세계 3위(2005 국가정보화 백서), 전자정부 세계 5위(UN)의 성과에서 알 수 있듯 한국 IT가 깔려 있다.
하지만 세상에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일은 없다. 오늘날 IT 강국이 된 것은 지난 20년 전부터 미래 정보화 사회를 예견하고 이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IT 외교를 통해 다져진 ‘IT 강국, 코리아’라는 국가 브랜드는 한국 IT 기업들이 세계에 진출하는 데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할 것이다.
◆김창곤 한국전산원장 ckkim@nc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