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망대]NTT 그룹 7년만에 `대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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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통신사업자인 NTT가 그룹 재편 7년 만에 또다시 대대적인 ‘재재편’ 작업에 나선다.

NTT는 현재 산하 다수 회사가 담당하고 있는 유선전화·인터넷 접속·시스템 구축 등의 사업을 통합하는 내용을 주 골자로 한 ‘신재편작업’을 검토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NTT재재편 작업은 현행 NTT법에 근거해 인터넷 보급 등 경영 환경의 급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체제가 바뀌는 것은 지난 99년 이래 이번이 두번째다.

이번 재재편의 핵심은 장거리와 지역으로 분산되어 있는 유선전화사업을 지역회사로 집약해 서비스를 효율화하겠다는 의도다. 11월까지 최종 검토작업을 거쳐 2007년부터 새로운 경영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어떻게 바뀌나=지난 99년 당시 재편에선 NTT 독점체제를 막기 위해 순수 지주회사방식을 도입하고 그 밑에 유선전화사업을 3개 회사로 분사했다. 이후 지금까지 NTT히가시니혼(동일본)·NTT니시니혼(서일본)이 가정 및 기업까지의 지역 통신망을 갖고 사업을 해왔고 NTT커뮤니케이션스(NTT컴)는 장거리 및 인터넷을 맡아왔다.

이번 재재편은 NTT컴의 전화사업을 동·서지역회사로 집약하겠다는 것이 초점이다. 인터넷 접속사업은 NTT컴이 ‘OCN’ 브랜드로 약 480만건의 계약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것을 동서지역회사의 ‘푸라라네트웍스(가입자수 193만명)’ 등과 통합하고 담당 기업을 최종적으로 조정키로 했다.

NTT컴 및 NTT데이터에서 담당하던 기업용 솔루션(시스템 구축)사업도 주요 업무를 NTT데이터로 일원화할 방침이다. NTT도코모의 기업용 영업부문을 NTT컴에 집약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노림수는, 문제는 없나=NTT의 2004회계연도(2004.4∼2005.3) 매출은 약 10조8000억엔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저가 요금인 인터넷 프로토콜(IP) 전화의 보급 및 경쟁 격화로 유선전화 부문이 저조했던 것이 최대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NTT는 각사별로 분산돼있던 서비스를 일원화해 이용자 편의를 도모하고 수익성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재재편이 실현되면 NTT 독점사업을 분산시켜 통신 경쟁촉진을 노렸던 99년 재편 체제가 부분적으로 무너지게 된다. 관할 부처인 총무성은 NTT법을 근거로 한 재재편 작업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현을 위해서는 총무성 장관의 허가가 필요하다.

◇전망=NTT 경쟁력 강화를 경계하는 KDDI, 보다폰 등 민간 사업자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당장 검토 사실이 알려지자 KDDI 측은 “독점을 없애자고 재편한 것을 다시 하나로 모으겠다는 발상은 사실상 독점 체제로 돌아가자는게 아니냐”며 성토하고 나섰다.

최저가 유선전화 서비스로 NTT에 도전장을 낸 소프트뱅크 역시 “NTT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NTT 재재편 작업을 둘러싼 시비가 일본 통신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