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하이테크 산업계의 제왕자리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구글은 최근 광대역 통신망 인프라(다크 파이버, 커런트)에서 무선인터넷(시큐어 엑세스), 인터넷전화(VoIP),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구글 데스크톱), 위성항공사진 서비스(구글어스)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구글의 관심 분야와 투자 종목이 방대해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 의문이 들 지경이다. C넷은 유명 애널리스트로 30년간을 기술 및 금융분야에서 활동한 한 작가의 저서를 인용, 구글의 다음 목표는 마이크로소프트라고 보도했다.
◇카이푸-리와 AOL 사태는 전초전에 불과=기술분야에서 활동중인 스티븐 아놀드는 ‘구글 레거시 : 구글의 인터넷 검색은 어떻게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바꾸나’라는 책을 펴내고 “구글은 이 시대의 컴퓨팅 플랫폼을 변화시키고 마이크로소프트를 권좌에서 내쫒을 수도 있다”고 요약했다.
구글의 ‘데스크톱’ 서비스나 카이푸-리 영입, 마이크로소프트의 AOL 인수시도 등은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의 ‘지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주고 받는 잔펀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구글은 모든 형태의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배포시스템을 구축했다”며 “그것은 데스크톱 중심인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다른 형태의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들이 인터넷에 접속된 어떤 기기에서나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인 ‘버추얼 애플리케이션’이라는 네트워크 컴퓨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구글의 최종 목표다.
◇네트워크 컴퓨팅 환경 구축=사실 네트워크 컴퓨터에 대한 그의 언급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의 스콧 맥닐리 회장은 10여년전 이미 “네트워크는 컴퓨터”라는 말로 네트워크 컴퓨팅 환경을 예견했고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 역시 이 개념에 착안해 뉴인터넷컴퓨터(NIC)라는 회사를 설립했었다.
그러나 선이 개념을 정의하고 엘리슨이 개념의 구체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그 과실은 구글이 갖게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구글은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에서 콘텐츠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신기술 투자를 단행했고 환경도 갖췄다.
아놀드는 그의 책에서 “구글의 두 창업자들은 값싼 서버와 오픈 소프 소프트웨어로 네트워크 컴퓨팅 자원을 효과적으로 구성해 왔다”며 “구글의 아키텍쳐는 경쟁사보다 좀더 저렴하고 빠르게 용량 수요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생태계 창조=이미 매설됐지만 사용하지 않고 있는 광통신망인 다크 파이버나 무선 소프트웨어업체인 안드로이드사 인수, 인터넷 전략 전문가 영입 등은 구글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백본 네트워크’ 계획의 일부다.
일부 전문가들은 구글이 다크 파이버를 주축으로 전국적인 네트워크망을 구축해 MCI나 AT&T와 같은 대형 인터넷 백본 사업자의 지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이런 네트워크는 구글이 확보해온 콘텐츠 배포 네트워크로 활용될 수도 있다.
구글은 언젠가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에 접속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단순 통신사업자나 콘텐츠사업자를 넘어서는 네트워크 생태계를 창조해 나가고 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