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국가균형발전과 회선료 현실화

[열린마당]국가균형발전과 회선료 현실화

지난해 4월 첫 기적을 울린 고속철도 KTX의 누적 이용객이 지난달 말 4000만명을 돌파했다. 전 국민 대부분이 KTX를 한 번씩 이용해 본 수치에 해당한다. 그야말로 전국을 2시간대로 연결하는 철도 네트워크를 향유할 수 있는 진정한 일일 생활권이 된 것이다.

 KTX의 등장은 비단 전국을 연결하는 시간적 개념의 단축이 아니라 거리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없애는 한편, 그동안 수도권에 집중돼온 가치와 권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제반 여건을 만들었다는 데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알다시피 수도권은 전 국토의 약 12%에 불과하나 인구(47%), 산업(48%) 등이 과반수에 육박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문화·의료 등 국가의 모든 기능과 역할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지역 간 불균형 및 과밀에 따른 고비용 구조가 심화돼 왔다.

 그동안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제기와 해결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있어왔고 그러한 시도가 참여정부 들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계획을 국정과제로 정한 참여정부는 수도권 분산 및 지방 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관련 정책을 적극 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따른 정부기관의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재정경제부·행정자치부 등 정부 12부는 물론이고 기획예산처·국세청 등 6개 처와 청의 지방 이전이 오는 2012년부터 연차적으로 진행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불을 댕길 수 있는 한국전력·주택공사·토지공사 등 170개 주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계획이 국가균형발전정책에 따라 잡혀 있다.

 현 정권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정부기관을 필두로 산하기관과 유관 조직이 국가균형발전의 대의를 위해 ‘지방 속으로’를 솔선수범하고, 이러한 마인드의 전파와 각 경제 주체 및 산업계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대한 산업계와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인터넷 기업 다음은 본사를 제주도로 옮기는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진행하고 있으며 적지 않은 기업이 본사의 지방이전을 준비 또는 검토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제2 범정부통합전산센터 유치에 6개 지자체가 응모, 최종 후보지로 광주광역시가 선정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의 비즈니스 환경도 서울과 지방의 상호 보완적 역할을 유도하는 추세다.

 금융기관·민간기업 등 대규모 전산인프라를 운용하는 기관과 기업들이 전산센터를 통합하거나 백업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수도권과 일정 거리 떨어진 곳에 입지를 갖춘 전문 아웃소싱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좋은 예다.

 특히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금융기관의 경우 9·11 테러 이후 금융감독원이 화재·해킹·테러 등 전산센터 마비에 대비한 재해복구센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비상사태로 전산시스템이 마비될 경우 해당 금융회사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치명적인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1금융권은 물론이고 증권·보험·금융 공동망 운용기관들은 재해복구센터 구축을 이미 완료했거나 새로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움직임에 비해 비즈니스를 위한 제반 인프라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아 보인다. 특히 기업 활동을 위해 필수적인 통신 회선료의 경우, 시내외 거리병산제에 따라 과금되고 있어 지방화를 추진 또는 검토하는 주체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증권사는 거리병산제에 따른 정보망을 이용하는 관계로 이전시 발생하는 추가 비용으로 인해 지방화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 국토의 균형 발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또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각 지역의 조화로운 발전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모쪼록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이제는 통신 회선료를 거리 개념에 치우치지 않고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21세기 유비쿼터스(u) 사회를 선도하기 위한 정보 인프라를 누구나 쉽게 원하는 만큼 누릴 수 있는 u코리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백원인 현대정보기술 사장 wonin@h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