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지털 리더 60인이 말하는 유비쿼터스의 최전선. 앨 고어·어윈 제이콥스·진대제 외 지음. 미래M&B 펴냄
‘쿼바디스 유비쿼터스(Quo Vadis ubiquitous)?’-유비쿼터스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세계 디지털 리더 60인이 말하는 유비쿼터스의 최전선’(이하 유비쿼터스의 최전선)이란 긴 제목의 이 책은 유비쿼터스의 핵심 기술과 이를 통해 부를 창출할 전략 등을 다루고 있다.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 지난 1988년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팰러앨토연구소(PARC)의 마크 와이저 소장이 ‘장소나 기기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일컫는 말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약 20년 후인 현재 ‘유비쿼터스’는 정보통신 분야의 화두가 되었다.
책은 지난 5월 18일부터 사흘간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05’에서 ‘쿼바디스 유비쿼터스:디지털 미래사회의 조망’을 주제로 발표·논의된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존 나이스빗·제롬 글렌·팀 맥 등 세계적인 미래학자를 비롯해 삼성전자·SK텔레콤·인텔·퀄컴·노텔 네트웍스·지멘스 등 주요 IT기업 관계자, 앨 고어 커런트TV 회장(전 미 부통령), 마이클 파월 전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 등 디지털 기술 분야의 최정상들이다.
또 일본의 마에카와 히데키 도쿄방송 미디어연구소 사장, 위성DMB 사업자인 MBCo의 스에나가 마사시 부사장, 대만 젬텍테크놀로지의 요겡 차우, 타이완 모바일의 테디 황 등 아시아의 대표적 IT리더들의 유비쿼터스 관련 구상도 만나게 된다.
존 나이스빗은 중앙집중화가 점점 쇠퇴하고 분산화, 세계화하고 있다고 역설한다. 그는 국가나 거대 기업이 쇠퇴하고 개인이 각자의 인터넷 도메인을 통해 경제주체로 나서게 된다고 말한다. 팀 맥 세계미래학회 회장은 가상현실·3차원 홀로그램 등의 기술에 힘입어 전통적 가치인 가족과 우정 등을 지켜갈 수 있기 때문에 2015년의 생활모습이 1915년에 더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어윈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유비쿼터스 세상의 통로로서 휴대폰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휴대전화 분야의 새 전략을 제시한다. 독일의 지멘스는 RFID 기술이 10년 후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는 전망과 향후 과제를 소개한다.
이 밖에 포럼 참석자들은 개인 미디어의 성장과 기존 대중매체와의 관계를 설명하고 두 미디어의 특징이 배합된 크로스 미디어의 가능성과 각 미디어의 성공 전략도 분석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글로벌 IT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지적재산권을 더 많이 개발하고, 글로벌 오픈 기술 표준을 따라야 하며, 정부가 정보통신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할 경우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부가 지난 2004년부터 추진중인 ‘IT839’ 정책과 ‘u코리아’ 계획, 국내 기업들의 유비쿼터스 전략도 수록되어 있다. 다양한 도표와 첨단 정보통신 용어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디지털 세계의 현주소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인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