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을 통한 판매업체(인터넷 쇼핑몰)와 규모가 늘고 이용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쇼핑몰뿐만 아니라 상품공급업체, 배송업체와 금융기관 등의 전산체계가 각기 다른 폐쇄적 구조여서 정보의 이용·기록·처리에 많은 비용과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한계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국제표준 통신방식으로 이기종 정보시스템을 통합·연계하고 다른 시스템에 존재하는 콘텐츠·기능·서비스를 시간·장소·단말기와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웹서비스 표준기술을 통해 시스템을 연동, 상품 생산업체에서 최종 소비자까지 함께 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거래 금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8조원에 달한다. 오는 2010년에는 약 20조원으로 연평균 15%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소매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5% 수준에서 2010년에는 8%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생산업체들이 인터넷으로 새롭게 형성된 마켓을 활용하는 것은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니라 필수가 될 정도로 유통시장 구조 자체가 크게 변화했다. 그러나 생산업체가 온라인 비즈니스를 더욱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시스템을 보유하기란 쉽지 않다. 한 생산업체가 통상적으로 10여개의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하는 경우 각각의 쇼핑몰에 들어가 주문 내용을 확인, 취합해야 하고 택배사를 통해 상품을 배송한 후에도 그 배송 결과를 각각의 쇼핑몰에 통보해 주어야 한다. 유통에서는 원료의 공급에서부터 최종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공급망관리(Supply Chain Management)가 오프라인에서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핵심 요소다.
공급망관리 관점에서 생산업체·쇼핑몰·운송업체·은행이 거래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생산업체는 각 쇼핑몰의 주문 내용을 더욱 손쉽게 취합하여 생산을 효율화하고, 운송업체는 각 생산업체로부터 배송 의뢰를 취합하여 운송을 효율적으로 하면서 그 과정과 결과를 생산업체·쇼핑몰과 은행에 확인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쇼핑몰·벤더·택배·에스크로·콜센터 등 온라인 비즈니스의 관련 사업자 간 상호 협업(collaboration)을 기반으로 윈윈 할 수 있고, 상호 신뢰성을 쌓아가는 새로운 가치창출의 장이 갖춰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 주문에서 구매·생산·분배·유통을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이르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 그 흐름에 수반되는 가치의 흐름을 통합·연계하여 전체적인 정보시스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업무프로세스의 정형화·표준화 추진과 함께 종합적인 온라인 비즈니스 정보인프라 서비스를 해야 한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모든 기업에 정보를 원활하게 전달해 주고 ASP방식을 통해 IT자원을 공동화·공용화해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이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각 업체의 시간과 비용의 절감뿐만 아니라 관련 업체 간의 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또 재고의 과잉이나 부족을 피할 수 있는 재고관리, 운송지연 방지와 고객문의에 신속한 서비스, 상품 수령 후 대금 지급(에스크로) 등 거래의 안정성도 높아진다. 이 과정이 원활하게 운영되면 더욱 수준 높은 서비스로 발전되어 경비절감과 새로운 가치창출이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공급망관리는 웹서비스 표준화에 소요되는 비용이 크고, 관련 업체의 협조가 전제되어야 하는만큼 수익성이 강조되는 일반기업이 앞장서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가 주관하여 재단법인 ‘한국정보통신협력센터’를 설립해 이 사업을 추진하고, 정보통신부에서도 ‘공공부문 웹서비스’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본다. 온라인 유통과정에서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을 혁신하는 지원체계로서 그리고 우리나라 물류 전체의 혁명에 불을 지피고 아시아 물류 허브로 발전하는 데에도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정장호 한국정보통신협력센터 이사장 jangho@maru.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