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는 5000여개의 창업보육센터가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국내(330여개)를 비롯해 중국(500여개), 일본(200여개), 대만(70여개), 북미주(1000여개), 남미(1000여개), 유럽(1000여개) 등 나라마다 창업보육 사업의 주체나 운영 특성에 다소 차이가 있으나, 사업의 중요성을 알고 창업보육에 힘쓰고 있다. 대다수 국가에서는 국가산업을 장려하고 실업을 해소하는 하나의 방안이 되고 있으며, 대부분 지역개발 내지는 지역혁신시스템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동·서독 통합 이후에 폐쇄된 무기공장, 화학공장, 연구소 등의 부지에 실직한 종업원들이 기술창업을 시도해 성공을 이루어내고 있다. 중국도 국가산업 발전의 근간인 횃불 정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다. 대만의 중소기업 발전 또한 창업보육사업 없이는 그 성공이 보장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같은 각국의 창업 열기는 지난번 대구에서 개최된 ‘2005 APEC 창업보육포럼’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사)한국창업보육협회가 주관한 이 행사에 15개국 60여명의 해외 벤처보육전문가는 물론이고 국내의 보육센터장, 매니저 등 200여명이 모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번영을 이룩하고자 다짐했다.
이러한 창업보육사업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이나 국회 등에서 비판적인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1997년 IMF 위기에 대처한 중소기업청의 주도로 1998년 이후 2015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대학, 연구소, 시·도, 중진공 등의 주체로 289개의 창업보육센터(BI)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2004년 말 현재 고용인원 4만5077명에 매출액이 1조3477억원에 달하고 졸업기업과 보육기업이 각각 4018개, 4278개에 이르고 있다. 창업보육사업의 창업성공률(창업 후 8년까지 생존율)은 일반창업(22.3%)에 비해 3배(68.5%)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의 창업성공률(80%)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라 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의 창업역사가 일천하고 특히 ‘묻지마 투자’ 등으로 창업열기가 왜곡된 사실을 감안하면, 성공적으로 평가된다.
차후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창업성공률은 곧 선진국 수준에 이르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나라의 창업보육센터는 전체의 87%가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 따라서 산·학 협동이나 기술혁신으로 기술 이전의 가능성이 높고, 지역혁신시스템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이공계 및 경영계열 산교육의 장으로서 그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특히 대학교육에서 창업과 기업가정신의 참뜻을 이해하고 대학을 졸업한 우리 학생들이 장래 국가산업 경제에 미칠 영향은 크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의 창업보육사업은 다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기 힘들 것이다. 첫째, 창업보육센터의 자립기반 확충이다. 각 부처에 산재한 중복적 창업보육사업은 중기청 창업보육사업으로 통합함과 동시에 그 규모를 확장해 자체 수입으로 충분한 운영비 조달이 가능토록 해야 할 것이다. 창업보육센터 공간 규모 측면에서도 선진국의 평균규모(1000평)에 비해 우리나라는 3분의 1 수준인 300여평 수준에 불과, 재정적 자립이 가능한 1000평 이상의 규모로 BI확장사업을 확대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체수입으로 충분한 운영이 가능할 때 전문매니저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센터장과 매니저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현재의 지원 시스템에서 탈피해 경쟁 및 퇴출시스템이 도입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양적 평가보다는 기술평가를 통해 산·학 협동과 신기술창업의 산실로 자리매김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셋째, 국내외 판로지원을 위한 인프라 지원시스템의 확충과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IR 등 국내외 자금의 원활한 조달을 위한 노력과 웹사이트 활동을 통한 효율적 마케팅 지원이 요청된다.
넷째, 창업보육사업의 성장단계에 따른 맞춤형 지원사업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 특히 업종별 네트워킹과 함께 글로벌화에 따른 마케팅 지원사업의 대폭적 확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역경을 이기고 창의적으로 노력하는 기업가 정신의 발로야말로 기업 성공의 핵심적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조봉진 창업보육협회 회장 bjcho@km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