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사-­PC방업주 `풀리지않는 매듭`

온라인게임사-­PC방업주 `풀리지않는 매듭`

‘PC방과 온라인게임사는 영원한 앙숙인가’

  온라인게임사와 PC방의 갈등이 재연할 조짐을 보이면서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요금정책을 변경한 인기 온라인농구게임 ‘프리스타일’에 대해 PC방 업주들이 불매운동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새로운 요금제를 놓고 물리적 충돌까지 빚은 온라인게임사인 넥슨과 PC방 단체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간의 갈등이 재연할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비가맹 PC방 접속 차단이 원인=사건의 발단은 ‘프리스타일’ 제공사인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김양신, 이하 제이씨)가 새로운 요금제 정책에 따라 유료요금제 비가맹 PC방에 대해 6일부터 접속을 차단하면서 불거졌다. 지금까지는 가맹 여부와 관계 없이 전국 모든 PC방에서 게임 접속이 가능했지만 유료로 전환할 경우에만 IP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꾼 것이다.

 이에대해 제이씨측은 “지난 8월 유료로 전환하면서 PC 방의 반발이 우려돼 비 가맹점에도 IP를 열어 줬지만 유료로 전환한 PC 방 사이에서 특별한 혜택이 없다는 불만이 높아 비 가맹점에 대한 접속을 차단했다”며 “지난 8월 유료화 시행과 함께 단행해야 할 조치를 이제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 가맹PC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유료화 정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PC방 “합리적 요금제 필요”=이에 대해 PC방 업주들은 과열된 PC방간의 경쟁심을 이용해 부당한 요금제를 밀어붙이려 한다는 입장이다. 50대를 기준으로 이하일 경우 월 9만원, 이상일 경우 12만원으로 못박은 것은 선택의 폭을 제한하는 불합리한 요금제라는 것이다.

 한 PC방 업주는 “기본 댓수를 최저 30대로 낮추고 그 이상에 대해서는 추가 요금을 내는 등 요금테이블을 세분화해야 한다”며 “여의치 않을 경우 넥슨처럼 처럼 불매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PC방들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밝힘에 따라 협상이 여의치 못할 경우 불매운동 등 최악의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대화로 해결해야=문제는 이러한 온라인게임사와 PC방간의 갈등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서로 상대방을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체는 PC방을 게임유통 통로로 인식하기 보다는 단지 하나의 이용자로 보고 있다. 또 PC방 업주들은 게임업체가 수익의 근간을 제공해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익을 개발사에 되돌려 준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태건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산업진흥본부장은 “서로 힘으로 밀어붙여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식이 원활한 협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일정 정도 양보와 타협을 통해 접점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문협, “협상하겠다”= 인문협은 회원사들의 불만을 두고 볼 수는 없지만 극한상황까지 치달은 넥슨 사태와 같은 갈등은 원치 않기 때문에 협상을 통한 타결 가능성을 남겨 놓고 있다. 인문협이 제이씨와 협상을 진행한 후 방향을 정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문협은 “이사들의 의견을 모아 제이씨에 협회의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며 “불매운동도 가능하겠지만 PC방이 게임사의 발목을 잡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