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가을 단상

내가 속한 정보통신대학교(ICU)의 경영진단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무주리조트를 다녀왔다. 오가면서 느낀 가을의 정취는 모처럼 감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건물 하나하나, 소나무 한그루 한그루, 눈앞에 펼쳐지는 그 모든 풍경이 아름답게 보였는데 예전에는 미처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다.

 토요일 아침 일찍 세미나장으로 내려오는 길에 마주친 코스모스는 비온 뒤의 차분한 분위기와 어울려 색다른 정취를 선사하고, 도로변에 피어 있는 들국화들도 수줍은 화사함으로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았다.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느끼며 사는 삶은 감성이 죽어 있는 삶이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메마른지를 역으로 깨닫게 한다.

 아침에 마주치는 직원들의 밝은 표정에서 여유로움을, 잔잔한 미소에서 조직의 발전을 예견해 보는 것은 나만의 억측일까. 특히 갈등과 혼돈 그리고 경쟁이 없는 조직이 얼마나 있겠느냐마는 내가 속한 조직에서만큼은 화합과 질서, 이해와 배려를 먼저 실천하자고 한다면 무리한 요구일까.

 조직은 서로 달라도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고, 조직과 개인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사는 동무다. 어쩌면 부족하고 미흡한 존재이기에 발전할 수 있는 내일을 바라보면서 오히려 열심히 일하고,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많은 조직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앞다투어 혁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처한 환경과 상황에 따라 방향은 다르겠지만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점검하고, 새로운 발전을 모색한다는 취지는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 인식과 발전을 위한 목표에 구성원들이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모두 현재의 상황을 남의 탓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우리 모두 “내 탓이요” 하는 마음으로 과거와 현재를 나의 책임으로 돌리며 미래를 계획한다면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고 그 어떤 목표라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가을에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서로 사랑으로 함께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방진섭 정보통신대학교 학생지원팀장 jsbang@ic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