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올해 말로 예정됐던 시 권역 8개 방송국의 디지털TV(DTV) 전환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가 올해 말로 설정했던 DTV 전환 일정 완료가 내년으로 해를 넘기게 돼, 이미 DTV를 구매한 지역 시청자들로서는 시청권 침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DTV 전환 내년으로=정통부는 당초 올해 12월 말까지 시·군지역의 디지털 방송을 시작한다는 전환 일정을 세웠었다. 그러나 KBS는 전환비용 문제와 전송방식 논란에 따른 일정 혼선 등으로 인해 강릉·공주·남원·순천·안동·원주·진주·충주 8개 방송국 디지털 전환을 내년으로 미뤘다.
KBS 관계자는 “DTV 전환을 해야 하는 8개 방송국, 12개 송신소를 내년에는 모두 전환하겠다”며 “허가와 관련되는 사항인만큼 내년엔 무조건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MBC는 지역국을 포함한 19개 방송국 중 11개 방송국의 전환을 완료했고, 남은 8개 방송국도 연내에 모두 전환한다는 계획에 따라 현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지역민방은 이미 지난해 전환을 마무리한 상황이다.
◇시청자 피해 “불가피”=이에 따라 DTV 전환일정 연기에 따른 가장 큰 피해자는 시청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BS 지역 방송국은 올해부터 디지털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지역총국 시청자 게시판에도 올해 말에는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 답변들이 올라와 있다.
하지만 일정연기에 따라 8개 지역 시청자들은 DTV를 구매했더라도 내년까지는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일정지연의 이유가 설득력이 없다는 점. 일각에서는 KBS가 제시한 막대한 투자비에 따른 비용문제에 대해 자금 문제는 이번 국감에서 질타받은 것처럼 방만한 경영에 따른 경영실패와도 맞닿아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역에는 DTV가 많이 보급되지 않아 일정을 서두르지 않았다는 주장도 DTV로 시청할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구매하지 않는다는 시청자의 주장과 배치된다.
◇향후 준비는?=KBS는 내년에는 DTV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KBS 관계자는 “DTV 전환을 내년에는 마무리할 계획이며, 이에 따른 예산을 짜고 있는 중”이라면서 “내년부터는 부산·대구·광주·대전 등 광역시권을 중심으로 제작시설의 디지털화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이어 2007년 창원·충주·제주·울산 등 도청 소재지급을 중심으로 제작시설 디지털화를 완료하고 나머지 시·군지역도 오는 2008년 이후 단계적으로 제작시설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날로그 방송중단 시점으로 예정된 2010년까지는 차질없이 일정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장은 “DTV 전송방식 논란으로 시간을 끌면서 일정지연에 대한 우려는 이전부터 제기돼왔다”면서 “연내 DTV 전환을 완료 못 한 것보다 향후 2010년부터 완전 디지털방송을 하겠다는 목표 자체가 달성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
DTV 구매자 시청권 침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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