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음란 성인소설의 바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정식 서비스하는 모바일 성인소설이 ‘음란물 바다’를 이루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무총리 청소년위원회(위원장 최영희)가 학부모감시단에 의뢰해 지난 9월 한달간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야설 서비스’를 집중 모니터링한 결과, 대부분의 내용들이 근친상간이나 사제지간의 성도착증, 직장 내 성폭력, 불륜 및 여성의 지나친 성상품화 등 ‘성인물’ 수준을 넘어 ‘음란물’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 성인 모바일 소설이 청소년들에게 손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

이들 소설은 허술한 성인인증절차만 통과하면 곧바로 접속할 수 있는 상황으로 부모 등 성인명의의 휴대폰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재 부모 등 성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가진 것으로 추산되는 청소년은 대략 140만∼190만명으로 전체 휴대폰 소지 청소년의 3분의 1이 넘는 수치라고 위원회측은 밝혔다.

특히 일부 이통통신사는 부모 등 성인명의의 휴대폰인 경우, 실명의자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만 치고나면 비밀번호를 본인이 지정할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자신의 부모나 주민번호를 알고 있는 현실에서 사실상 성인인증효과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이같은 콘텐츠가 청소년들에게 그대로 노출될 경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자칫 잘못된 성의식 및 남성우월주의적 성의식을 심어주고 특히 성폭력을 유발할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청소년위원회 관계자는 “국가의 공공 목적을 위해 국민세금으로 마련된 이동통신망에 몇몇 개별기업의 이익을 위해 저질 유해 콘텐츠가 범람하는 것은 사회전체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노출될 경우, 소설이라는 특성상 시각적 자극보다는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해 더욱 더 중독성을 갖게된다는데 커다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위원회는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보내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를 요청하는 한편 심의결과 불법성이 드러날 경우 경찰청에 수사의뢰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키로 했다.

또 이동통신 3사에 대해 성인 콘텐츠의 성인인증방식 강화, 성인인증절차 개선 등 지난 9월 마련한 ‘청소년보호를 위한 이동통신 서비스 개선방안’을 하루속히 실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