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4명 아름방송 `골리앗 KT` 옥죈다

KT 본사 성남서 `0순위`경쟁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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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전화+인터넷+방송)’시대 개막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통신사업자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경기도 성남에서 KT와 아름방송네트워크 간 싸움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직원수 3만7000여명의 KT와 고작 14명의 지역 케이블TV방송사업자인 아름방송네트워크(대표 박조신)가 지역의 통신·방송 융합시장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이 힘겨루기는 말 그대로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에 비유된다. 게다가 성남은 KT의 본사 소재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름방송(다윗)이 KT(골리앗)를 옥죄는 형국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케이블TV업계 한 관계자는 “아름방송은 향후 SO가 통신·방송 융합시장에서 통신사업자와 어떻게 경쟁할지를 한발 앞서 보여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KT 대 아름방송’=두 사업자의 기업현황은 수치론 비교조차 하기 어렵다. KT는 직원 3만 7659명(올 6월말 기준)에다 매출과 경상이익이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11조8508억원과 1조7995억원에 이른다. 반면 아름방송은 직원 14명, 매출285억원, 경상이익 39억원인 그야말로 평범한 중소기업에 불과하다. KT는 직원수에서 2689배, 매출액과 경상이익에서는 각각 415배, 461배나 크다. 아름방송은 그러나 성남시에서만큼은 KT의 ‘0순위 잠재경쟁자’다.

 성남시 가구수가 30만이 조금 넘는데 아름방송은 아날로그가입가구 30만, 초고속인터넷가입자 5만4000명에 달한다. TPS 가운데 방송은 1위, 초고속인터넷은 2위, 전화서비스는 ‘제로’다. 반면 KT는 정반대 상황으로 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은 1위, 방송은 ‘제로’다.

 ◇KT관로 공세 1라운드 승리=KT는 2년 전 아름방송이 자사 관로를 케이블TV용으로 임대한후 불법적으로 초고속인터넷용으로 사용한다며 소송을 제기, 이달 초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이 승소는 아름방송뿐 아니라 KT의 관로를 쓰는 모든 SO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T로선 SO진영을 압박할 카드를 쥔 셈.

 ◇아름방송 ‘전면전 간다’=아름방송은 이참에 KT와 모든 관계를 끊고 전면전에 나설 계획이다. 아름방송 측은 지난해 8월 1심 패소 이후 매일 1000만원씩 계약불이행에 따른 추징금을 내야 한다. 그러나 이 회사 박상영 전무는 “11월 말까지 추징금 50억원을 낸 후 더는 KT 관로를 안 쓸 것”이라고 말했다. 아름방송은 11월 말까지 성남시에 150km의 자체 관로를 구축해 망을 이동시킬 계획이다. 박 전무는 “연내 공정거래위원회에 KT를 우월적 지위남용과 불공정거래행위로 제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름방송은 내년 3∼4월께 삼성네트웍스와 함께 성남시에서 인터넷전화(VoIP)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초고속인터넷사업은 관로 패소에 따른 비용과 상관없이 현재 월 13000원 요금을 유지할 계획이다. 아름방송의 초고속인터넷가입가구는 성남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만 30% 증가했다.

 박 전무는 “아름방송은 KT 전체가 아닌 성남시에서만 이기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KT가 성남시 지역에서 아름방송에 밀릴 경우 제2, 제3의 아름방송이 잇따라 KT의 통신·방송 주도권 장악은 복잡한 함수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KT·아름방송 기업현황 비교(단위:억원)

구분 KT 아름방송 차이

직원수 3만7659명 14명 2689배

매출 11조8508 285 415배

경상이익 1조7995 39 461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