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카트리지 특허침해 강력대응

HP가 카트리지 재생 업체 ‘카트리지 월드’가 자사 프린터용 잉크 카트리지에 사용된 잉크 특허를 침해했다며 사용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HP의 정품 잉크 카트리지 6번 제품.
HP가 카트리지 재생 업체 ‘카트리지 월드’가 자사 프린터용 잉크 카트리지에 사용된 잉크 특허를 침해했다며 사용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HP의 정품 잉크 카트리지 6번 제품.

휴렛패커드(HP)가 자사의 프린터용 카트리지 잉크와 같은 화학혼합물로 재생 카트리지를 제조·판매하거나 사용한 HP 카트리지 상표를 떼고 잉크를 리필해 판매한 업체들에게 강력한 저작권을 행사하고 있다.

 C넷 등 외신에 따르면 HP는 프린터 잉크 카트리지 재생 업체 ‘카트리지 월드(Cartridge World)’의 프랜차이즈 여러 곳에서 HP 잉크 특허를 침해한 카트리지를 판매하고 있어 이를 ‘카트리지 월드 노스 아메리카’에 통보했다고 20일(이하 현지 시각) 밝혔다.

 카트리지 월드는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면 미국 지사인 카트리지 월드 노스 어메리카는 캘리포니아주 에머리빌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HP는 카트리지 재생 업체 ‘카트리지 월드’에 보낸 편지에서 자사의 특허 잉크인 ‘비브라(Vivera)’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화학 혼합물로 만든 잉크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HP는 카트리지 월드의 미국 프랜차이즈에서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한 잉크가 들어 있는 카트리지들을 여러 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카트리지들은 56, 57, 78번 HP 프린터 카트리지를 대체하거나 HP의 데스크톱 프린터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HP는 “이번에 카트리지 월드에 보낸 편지가 비록 공식적인 법적 조치는 아니지만 잉크 카트리지 재생 산업을 단속하려는 활동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HP는 이미징 및 프린팅과 관련된 특허 9000개를 보유하고 있다. 프라딥 자트와니 HP 이미징 & 프린팅 그룹 소모품 담당 수석 부사장은 “HP는 고객들에게 이익을 줄 혁신적 제품 고안에 연간 수 백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말했다.

 현재 카트리지 월드는 쇼핑센터나 사무실 밀집 지역에 많은 프랜차이즈를 두고 있으며 HP·엡손·캐논·렉스마크 등 프린터 업체들의 빈 잉크 카트리지를 재생해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카트리지 월드는 HP 56 호환 카트리지를 HP 정품 카트리지 값(35.35달러)의 절반수준인 17.72달러에, HP 78 호환 카트리지도 정품 가격(53.07달러)의 절반수준인 26.57달러에 판매한다.

 잉크 및 토너 시장 전문가인 존 셰인 인포트렌즈/캡 벤처스 책임자에 따르면 지난 해 미국 시장의 데스크톱용 프린터 카트리지 판매액은 약 12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HP가 52%가량인 63억달러, 카트리지 월드·잉크사이클·리노텍 등 카트리지 재생기업들이 20% 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됐다.

 HP는 또 캘리포니아주 카슨 소재의 리노텍 컴퓨터 프로덕츠를 상대로 한 허위 광고 소송도 타결했다고 밝혔다. 리노텍은 이미 사용된 HP 잉크 카트리지를 확보해 상표 없는 잉크로 리필한 후 재판매하는 업체다.

 HP는 리노텍이 제품 패키지에 HP 제품과 호환되는 잉크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리노텍은 그들의 패키징을 모방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HP는 지난 3월에도 ‘잉크사이클’이 자사의 잉크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가 6월 잉크사이클이 잉크 방식을 변경하는 것으로 합의한 바 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