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성공조건은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블루오션을 찾는 것이다. 과거 산업사회에서 중소기업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일사불란한 체제하에 생산성과 저임금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인 지금은 첨단 시스템과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이 부가가치나 경쟁력 면에서 중소기업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앞으로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고 블루오션을 찾기 위해서는 스피드와 소프트를 겸비, 디지털 컨버전스와 유비쿼터스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스피드’ 즉 생각의 속도, 빠른 기술개발 및 생산, 신속한 의사결정 및 지원 등 속도에 대한 적용은 모든 분야에 확대되고 있다. 특히 IT산업 분야에서는 스피드가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제조현장을 보면 ‘rapid(빠른)’란 말이 붙은 장비들이 고가로 팔리고 있으며, 재빠른 기업은 성장속도가 느린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빨리빨리 문화’ 덕분에 상대적으로 인터넷·반도체·휴대폰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소프트 분야에 대한 관심과 적용이 여전히 미미해 점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소프트’란 지식과 정보, 기술개발, 차별된 서비스와 디자인, 사랑과 봉사, 원가절감 등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지만 창조성을 가진 사람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대기업은 소프트 정보를 잘 관리하고 실시간으로 추진업무에 활용하며 디지털 융합기술과 차별된 디자인을 도입하여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자본력이 취약한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소프트 분야에 대한 투자가 사실상 어려워 시스템의 실시간 활용도·생산성·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또 스피드와 다품종 소량생산 등 거래처의 요구에 효과적인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에는 소프트 분야가 아직도 말만 무성하고 실행이 없는 ‘NATO(No Action Talk Only)’인 것이다.
성공한 다국적 기업들의 화두인 IBM의 ‘생각(think)’, HP의 ‘발명(invent)’, GE의 ‘변화(change)’에서 보듯이 소프트 분야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스피드의 적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기업들은 사업분야별로 블루오션을 가지고 있다. 특히 변화의 속도는 IT기업에 중요하며 최고경영자는 무한경쟁 시대에 접어든 지금 변화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비행기는 최첨단 시스템·기술·디자인·서비스가 복합된 최고 수준의 제품으로, 기업으로 치면 현재의 대기업과 유사하다. 중소기업은 땅 위를 달리는 중소형 자동차와 비슷하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는 상대적으로 땅 위를 달리는 자동차에 비해 속도가 느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10배 이상 빠르다. 이제 대기업은 실시간으로 재무제표를 관리·분석·판단하고 있으며, 레드오션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스피드로 블루오션을 찾아가고 있다. 소수의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은 아이디어나 특허를 가지고 초기에는 블루오션을 찾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일정 시간이 흐른 후에는 레드오션이 되고 만다. 결국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레드오션의 승리자가 스피드를 겸비한 소프트를 바탕으로 블루오션을 만들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중소기업에서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스피드를 겸비한 소프트가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이나 조직에도 적용되고 있어 우리나라는 조만간 동북아 중심국가에서 선진 일류국가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청계천은 처음에는 블루오션이었다. 해외로부터 산업사회의 문화가 유입되고 광복과 6·25를 거치면서 청계천은 넘쳐나는 판잣집과 하천의 오염, 고가도로 건설과 폭발위험 등으로 슬럼화되면서 점점 레드오션이 되어 갔다. 그러나 빠른 의사결정 및 예산 확보, 설득 및 추진력, 주변 상인의 협조, 개천 복구공사 등을 통해 다시 블루오션으로 태어났다. 개천에 물이 다시 흐르고 국민이 자랑스러워 하며 청계천을 찾으면서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 우리의 스피드와 소프트를 자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호선 칸홀딩스 대표이사 kaistavm@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