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우리 일상생활의 방식과 질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일하는 방식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협업(collaboration)’과 ‘모빌리티(mobility)’다. 예전 서류가 오가던 시절에는 기업이나 조직에서 어떤 사안을 검토·수정할 때 종이와 인력, 시간 낭비가 컸고 상호협력을 통한 업무 공유에 한계가 있었다. 인터넷이 보급된 정보사회에서는 기업의 크기에 관계없이 ‘지식경영’을 중시하며 정보의 즉각적인 업데이트와 공유를 통한 협업 환경을 경쟁력으로 여기고 있다.
유비쿼터스(ubiquitous) 세상에서는 어떠한가. 무선랜 환경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오피스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IP) 텔레포니 기술과 음성·영상·데이터를 전달하는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 도입으로 글로벌 기업은 통화비 절감과 영상회의가 가능해지는 등 ‘동시적인 협업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RFID 무선 위치추적 기술은 효과적인 제품 관리를 돕고 있다. 이런 환경이 가져오는 경쟁력 향상에 눈 뜬 기업들은 이미 건물 신축이나 리모델링 시에 첨단 IT 네트워크를 갖춘 ‘스마트’ 빌딩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인터넷이 우리 삶의 방식에 가져온 변화는 ‘종이 없는(paperless) 민원’과 ‘유비쿼터스’로 압축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주민의 정보가 서류로 보관되던 시절에는 병원에 갈 때 의료보험증을 반드시 지니고 가야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보사회는 어떠한가. 병원에서는 온라인으로 의료보험을 체크하며, 인터넷으로 민원을 시청할 수 있다. 나아가 ‘유비쿼터스’ 환경이 실현될 경우 달리는 차량과 고속열차에서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있고, 인터넷을 이용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도입으로 모니터를 통한 쇼핑이나 병원 원격진료가 가능해져 불필요한 이동으로 인한 시간과 노력의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된다.
인터넷이 노는 방식에 가져온 큰 변화는 단연 ‘모빌리티’와 ‘정보화 속도’다. 실로 예전에 거리에서 “호외요, 호외!”라는 신문팔이 소년의 외침은 그대로 인터넷으로 옮겨왔다. 특히 연예계 소식은 인터넷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정보화 환경에 익숙해진 세대는 휴대폰을 통한 무선인터넷 접속으로 이동중에도 정보를 끊임없이 접하고자 한다. 휴대폰으로 영상 메일을 보내고, 음악을 내려받고, 온라인 채팅을 즐긴다. 차량에서 무선인터넷 길안내 서비스를 통해 주변 맛 집이나 주유소를 검색하는 것은 광고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라 실생활이 되었다.
끊임없이 정보의 흐름을 가져온 인터넷은 교육에서도 ‘장소와 시간의 구속으로부터 해방’을 가져왔다. 온라인 대학이 생겨나고 기업은 신입사원 교육을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대학 입시를 위한 사교육과 어린이 영어교육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제 두세 살배기가 스스로 인터넷 영어 사이트에 들어가서 영어노래 동영상을 틀고 따라 부르는 것은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인터넷을 통해 외국의 교육모듈 그대로 공부하는 온라인 홈스쿨도 생겨났다. 인터넷은 그야말로 배움의 벽을 허무는 지식의 전도사 구실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은 이제 인터넷이 일상의 모든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온 오늘날에 이르러, ‘모든 것은 모두 인터넷으로 통한다’로 바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손영진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사장 yjson@cis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