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유통점 관리 전략이 서서히 변화할 조짐이다. 지난 10년 가까이 유지돼 온 대리점·판매점 방식의 영업구조가 고비용을 수반하면서 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는데다, 내년 이후에는 신규 가입자 증가 둔화 추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단말기 보조금 규제완화 등 시장 환경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번호이동성 시행후 2년 약정 가입자들의 이탈과 재가입이 잇따를 것으로 보이면서, 해지 방지를 위한 고객 충성도 향상 전략도 맞물려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미 대리점 강화를 공언한 LG텔레콤을 비롯, SK텔레콤·KTF 등도 대리점 및 판매점(2차점) 체제 정비와 비용구조 개선을 골자로 새로운 유통전략을 수립중이다.
우선 대리점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사업자는 LG텔레콤이다. LG텔레콤은 이동통신 3사 가운데 대리점 수가 가장 취약했으나,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 현재 ‘이지포스트’와 ‘폰앤펀’ 매장 300여개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 내년에는 폰앤펀 매장을 200개까지 늘려 총 500개 규모의 대리점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소매력을 크게 강화한다는 게 영업전략의 핵심”이라며 “직접 소매상권을 관리하면서 신규 가입자 유치는 물론이고 기존 고객들에 대한 충성도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F는 아예 내부에서 유통 전략 전담반(TF)을 구성해 운영할 정도로 유통 구조 개선에 무게를 싣고 있다. 두 회사는 이미 각각 1500여개의 대리점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대리점을 확대할 경우 이에 따른 고비용 구조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지난 수년간 급격히 늘어난 판매점 영업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일단 대리점을 늘리기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최근 늘어난 판매점 채널을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영업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KTF는 현재 대리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영업 구조에 더해 고객서비스를 강화하는 쪽으로 변화를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영업 대리점과 고객서비스 센터인 ‘멤버스 플라자’를 적절히 결합한 형태의 ‘굿타임 샵’을 현재 35곳 수준에서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KTF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체험서비스 공간을 마련하자는 취지지만, 궁극적으로는 단순 영업위주에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자는 뜻”이라며 설명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